[열려라!공부] 기말고사 대비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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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듣기는 비효과적인 공부법”=공부는 뇌가 한다. 두뇌가 좋아하는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다. 최 소장은 “영어단어 100개를 ‘강의 듣기’ 방식으로 공부하면 5개만 머릿속에 남고 ‘가르치기’ 방식으로 공부하면 90개가 남는다”며 “눈으로 보고, 입으로 중얼중얼 소리 내어 읽고, 손으로 쓰면서 하는 공부가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시험 때 실수를 많이 하는 아이들은 모의고사를 치를 때부터 밑줄 치며 공부하는 훈련을 들이는 게 좋다. 시험 분량이 많은 고학년이라면 시험 3일 전엔 교과서 목차나 단원별로 제목을 보면서 기억을 떠올리면 효과적이다. 목차를 보고 내용이 떠오르지 않으면 표시한 후 취약 부분을 복습한다.


◇“뇌는 복습을 좋아해”=최 소장은 “밤샘 ‘벼락치기’ 공부를 하면 자칫 간밤에 공부한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시험 치르기 한 시간 전쯤 공부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복습을 한번 하면 1시간이 지나도 처음에 공부한 내용을 절반 이상 기억하고 두번 하면 60∼70%를 기억할 수 있다”며 “적절한 주기를 두고 집중해서 서너 번 반복하면 더 이상 잊어버리지 않는 단계까지 간다”고 설명했다.

공부계획표는 시각적으로 눈에 확 띄어야 기억에 잘 남는다. 단순히 과목별 순서를 정하는 게 아니라 시험 시간표에 따라 ‘사회 2∼3단원 2시간 공부’ 식으로 구체적으로 짜야 한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걸 대비해 ‘수학 목표 점수 90점’ ‘최상위권 도약’ 같은 글귀를 붙여 놓는 것도 나쁘지 않다.

◇“공부 방해 요소 미리 없애야”=공부할 때 집중이 안 되면 방해 요소를 찾아 목록을 만든다. 특히 휴대전화는 ‘공부의 적’이다. 아예 ‘일시정지’시키거나 부모가 맡아준다. 최 소장은 “가사 있는 음악을 들으며 수학문제를 푸는 건 괜찮지만 국어·사회 공부는 활자가 충돌하므로 방해가 된다”고 말했다.

회전의자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게 낫다. 자세가 흐트러지면 뇌파의 균형이 깨져 집중에 방해되기 때문이다. 책상은 문의 대각선 방향에 놓는 게 좋다. 그래야 방 전체가 한눈에 들어와 공간을 관장한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방해 요소를 해결했는데도 공부가 안되면 단짝친구와 짧은 시간 수다를 떨거나 배꼽 잡는 코미디영화를 봐도 괜찮다. 손 원장은 “기분이 즐거우면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돼 뇌가 더 잘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퍼즐이나 블록을 10∼20분간 맞추며 집중시간을 늘리는 훈련을 해도 좋다.

◇“부모가 다그치면 기억용량 준다”=최 소장은 “긴장하거나 불안해서 정서적으로 위축되면 작업기억 용량이 줄어들어 알고 있던 정보도 잘 생각나지 않는다”며 “기말고사 첫날 치르는 과목부터 제대로 공부해 스트레스를 줄일 것”을 권했다.

부모가 자녀를 다그치는 것도 금물. 인간은 야단을 맞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돼 뇌에서 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 부위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자녀에게 충격요법을 주기보다는 “시험 결과에 상관없이 과정이 더 중요하다”거나 “공부를 충분히 못했어도 포기하지 말고 모든 에너지를 쏟자”고 격려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박길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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