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1디카 시대 활짝 일상의 기록 수단으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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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호 16면

‘NC2000’. 12년 전 국내 신문사들이 앞다퉈 도입한 디지털 카메라의 모델 이름이다. 미국의 코닥, 일본의 니콘이 공동개발한 것으로 CCD 크기가 20.5x16.4mm에, 130만 화소에 불과했다. 요즘의 폰카보다 못한 수준이다. 큰 덩치와 나쁜 화질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은 이 카메라를 선택했다. 필름을 현상하지 않아도 되고 사진을 인화하는 과정이 필요없는 ‘마술’에 취한 때문이었다. 취재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노트북 컴퓨터와 전화 모뎀을 이용해 신문사로 즉시 전송할 수 있다는 것은 기자에게는 엄청난 매력이었다.

NC2000은 노트북(매킨토시 기종)을 합쳐 한 세트에 400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 장비였다. 그래서 신문사들은 이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에는 ‘NC2000촬영, 전송’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혔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이 카메라의 등장에 별로 주목하지 않았다. NC는 ‘News Camera’의 두문자(頭文字)로 사진기자용 카메라로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은 변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콤팩트 디카의 화소를 1000만 이상으로 끌어올리면서 반대로 가격은 수십만원대로 떨어뜨렸다. 폰카의 카메라 기능도 전문 카메라 못지않게 진화하면서 ‘1인 1디카 시대`가 활짝 열렸다. 사진을 찍는 일이 전문가들만의 일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일상이 된 것이다.

프랑스의 화보 잡지인 ‘파리 마치’는 2004년 인도양 휴양지에서 해수욕을 즐기던 한 가족이 쓰나미에 휩쓸려 희생되는 생생한 사진을 게재했다. 사고 현장에 있던 관광객들이 디카나 폰카로 촬영한 사진이었다. 디카는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세계인이 동시에 보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이번주 스페셜 리포트는 ‘디지털 카메라 열기’를 다뤘다. 사진가 윤광준씨가 디카의 폭발적 보급이 어떻게 가능했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들여다봤다. 유명인사 가운데 사진 매니어를 인터뷰 했다. 김진선 강원지사,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소설가 성석제씨, 시인 신현림씨, 탤런트 소지섭씨 등이다. 모두 관심 주제가 따로 있지만 ‘일상’을 소중히 생각하는 공통점이 있었다.

‘어떤 카메라를 사면 좋을까’를 궁금해하는 독자들을 위해 주요 디카의 제원을 분석해 봤다. 결론은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디자인과 AS가 매출을 결정 짓는 요소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카메라 용어, 필수적인 사진활용 프로그램, 유용한 사진 관련 사이트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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