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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 해외서 일자리 찾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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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동의공업대 자동차 실습장에서 미국 취업이 예정된 학생들이 정주윤 교수(中)로부터 전자제어시스템을 배우고 있다. [송봉근 기자]

국내에서 일자리를 찾기가 힘들자 대학과 학생들이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동의공업대 자동차과 학생들은 올 신학기부터 정비기술과 영어회화를 집중적으로 익히고 있다. 졸업 후 미국내 한인자동차 정비업체에 취업하기 위해서다. 동의공업대와 한인자동차기술인 미주총연합회는 지난해 '동의공업대의 우수한 정비기술자를 미국에 적극 채용하겠다'는 내용의 산학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에 따라 학생들은 국산 차는 물론 미국.일본 자동차에 대해서도 정비기술을 배우고 있다. 자동차과 최인근 교수는 "학생들은 이론뿐 아니라 현대.기아자동차에서 직접 정비 실무교육을 받고 있어 3년 과정을 마치면 미국에서도 인정받는 정비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는 현재 6000여개의 한인 자동차 정비업체가 있다.

총연합회 김서규 회장은 "대부분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은 중남미 사람들이 정비를 맡고 있다"며 "체계적으로 교육받은 한국 사람들이 정비를 하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동의공업대 기계시스템계열은 학생 12명을 뽑아 여름방학 때 베트남 호치민 부근의 동나이공단에서 한 달간 현장실습을 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졸업 후 기계 관련 회사 등에 취업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신라대 동북아비즈니스지원센터는 지난해 2학기부터 '중국비즈니스 실무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 신학기에는 학점 3.5 이상 학생 중 200명을 선발해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하루 2시간씩 중국어.통상실무.회계 실무.마케팅 실무.전자상거래 등을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은 신라대에서 15주 교육 후 중국 칭다오해양대에서 6주간 중국어 어학연수 또는 현지 기업에 인턴으로 취업하게 된다.

지난해 2학기 때 이 과정을 밟은 200명 중 19명이 칭다오(靑島).웨이하이(偉海)지역의 액세서리 제조회사.무역회사.호텔 등에 취업했다.

비즈니스지원센터 이권호 연구위원은 "칭다오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4000여개에 이른다"며 "중국어가 되면서 무역.회계 분야 실무능력이 있으면 취업은 걱정을 안해도 될 정도"라고 말했다.

부산외대 베트남어과도 베트남 진출에 큰 비중을 두고 가르치고 있다.

지난 2월 졸업한 43명 중 16명이 베트남 현지기업에 취업하거나 여행사 등을 차렸다. 이 학과 관계자는 "매년 졸업생의 절반 가량이 베트남에 진출한다"며 "국내에 남으려는 학생들은 취업이 어렵지만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학생은 거의 100% 일자리를 구한다"고 말했다. 베트남어과 학생들은 재학 때 1~2차례 베트남으로 건너가 어학연수.문화체험.시장조사를 하는 등 실무위주의 교육을 받고 있다.

경북 칠곡군 경북과학대는 일본 취업 길을 뚫기 위해 관광일본어 전공과 호텔 외식 전공 학생 19명을 지난 1일 일본 교토시의 자매학교인 가쿠엔 대학으로 보냈다. 이들 가운데 15명은 두 달간 수업을 한 뒤 월 90만원에 숙소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8월 말까지 테마공원인 하우스텐보스에서 인턴 사원으로 일하게 된다.

경북과학대는 지난해 10월 하우스텐보스의 사카이 토시로 인사부장과 인턴 사원 채용 협약을 맺은 바 있다. 김상한(관광일본어 전공)교수는 "졸업 후 학생들이 일본에 취업할 수 있도록 힘을 모을 작정"이라고 밝혔다.

정용백.홍권삼 기자 <chungyb@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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