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개막전서 진 4팀 "멍군이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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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군'의 날이었다. 프로야구 개막 이틀째인 5일에는 전날 개막전에서 진 팀이 모두 승리했다. 그래서 1승1패 동률로 8개 팀이 모두 공동 1위에 오르는 드문 경우를 연출했다. 두산은 기아에 7-1, 롯데는 삼성에 10-5, 현대는 한화에 4-3, LG는 SK에 12-6으로 설욕했다.

양상문(롯데).김경문(두산).이순철(LG) 등 처음으로 감독이 된 세 명의 신임이 무더기로 데뷔 첫승을 올린 날이기도 했다. 박진만(현대)과 오리어리(삼성)는 시차를 두고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서 뛰었던 오리어리는 2게임에서 홈런 3개로 메이저리거 출신다운 파워를 과시했다.

잠실 경기에서는 게리 레스(두산)가 국내 복귀전 승리를 챙겼다. 왼손 선발투수 레스는 기아의 호화 타선을 맞아 7이닝 동안 산발 3안타.1실점으로 호투했다. 레스는 2002년 두산에서 16승을 거둔 뒤 지난해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다가 올해 다시 두산으로 복귀했다. 레스의 이날 최고 구속은 140㎞에 머물렀으나 안정된 제구력과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앞세워 기아의 타선을 틀어막았다. 두산은 2-1로 앞선 2회 말 1사 1, 3루에서 최경환의 우월 3점 홈런으로 5-1로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현대 박진만(3타수 2안타.2타점.1볼넷)은 승리의 수호신이었다. 수원 한화전에서 유격수 겸 9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박진만은 0-2로 뒤지던 3회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 조규수에게 1점 홈런을 뽑아냈다. 이 홈런을 계기로 현대는 브룸바.이숭용 등 중심 타선이 살아나면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박진만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4회 2사 상황에서 셋째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그는 조규수의 시속 118㎞짜리 체인지업을 받아쳤다. 경쾌한 소리를 내며 배트에 맞은 공은 가볍게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 110m짜리 솔로 홈런. 올 시즌 처음 나온 연타석 홈런(통산 481호)이었다.

롯데 3년차 투수 김장현은 대구 삼성전에서 6과3분의1이닝 동안 4안타.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비록 삼성 오리어리에게 연타석 홈런을 맞긴 했으나 최근 4연패, 대 삼성전 3연패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기분 좋은 승리였다. 롯데는 박기혁의 3점 홈런 등 장단 12안타를 뽑아내는 맹타로 양상문 감독에게 첫승을 선사했다.

손장환.김종문.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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