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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현금보유 19조…내수 부진에 투자처 못 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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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12월 결산 상장기업(금융회사 제외)들은 지난해 말 현재 19조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투자를 미룬 채 현금 보유를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장기업 네 곳 중 한 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제대로 갚지 못하고 있어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5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425개 12월 결산 상장기업이 지난해 말 보유한 현금은 모두 19조1566억원으로 전년보다 25%가량 증가했다.

여기서 말하는 현금에는 현찰과 수표.당좌예금 등 이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무수익 자산이 포함된다. 단기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도 17조6092억원으로 13.4% 늘어났다.

기업별로는 현대차가 상장사 가운데 가장 많은 1조4425억원의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전년보다 10% 줄기는 했지만 1조2682억원의 현금을 보유, 3위를 기록했다. 단기금융상품은 삼성전자(4조2468억원).현대차(3조3896억원).삼성중공업(6074억원).POSCO(5130억원) 등의 순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단기금융상품 보유 규모가 전년에 비해 무려 100배 가까이 급증했다.

대신증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기업의 현금 보유 증가는 내수부진 속에 기업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보수적인 경영을 했기 때문"이라며 "안정성은 높아지겠지만 성장 여력은 줄어드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금자산이 많아지면서 기업의 단기채무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지난해 104.26%로 전년보다 1.6%포인트 증가했다.

한편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508개 상장사의 이자보상배율은 2002년 3.23배에서 지난해 4.42배로 높아졌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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