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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뉴욕필 입성한 韓人유학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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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음악가들에게 봉사하는 예술 경영인이 되고 싶어요. 단원들의 애로 사항을 일일이 챙겨주면서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는 뉴욕 필하모닉의 인사담당 이사 칼 시블러(78)를 곁에서 지켜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최근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사무국에 한국인 유학생이 정식 직원으로 '입성(入城)'했다. 그것도 뉴욕 센트럴 파크 등에서 열고 있는 야외음악회와 해외 순회공연을 담당하는 공연기획팀(Operations) 소속이다. 핵심 부서라서 총감독 등 주요 부서장 앞에서 매회 3시간에 걸친 면접을 한달간 네 번이나 치렀다. 오는 5월 뉴욕대 예술경영 석사과정 졸업을 앞둔 박선민(28)씨가 주인공이다.

朴씨는 2002년부터 뉴욕필과 이런저런 인연을 맺어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서 예술경영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세종문화회관 공연기획팀에서 일할 때 뉴욕필 내한 공연을 담당했다.

뉴욕대 유학 중에도 단원 오디션 등을 담당하는 뉴욕필 인사팀과 뉴욕필 해외 순회공연을 맡아보는 매니지먼트사 CAMI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이런 인연이 정식 입사에 적지 않게 도움이 됐다.

朴씨는 오는 10월로 예정된 로린 마젤 지휘의 뉴욕필 서울 공연 때 정식 직원 자격으로 함께 내한한다.

"뉴욕필에는 단원 125명을 위해 75명의 스태프가 일하고 있습니다. 3~5명의 직원이 교향악단의 기획.홍보.악보까지 맡는 한국과는 대조적이죠."

朴씨는 앞으로 뉴욕필에서 많은 경험을 쌓고, 이를 토대로 장차 한국의 공연 예술계를 위해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朴씨는 그리 길지 않은 세월을 살아왔지만 예술의 여러 분야를 섭렵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서울예고에 다닐 때까지는 미술을 전공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진학해서는 트럼펫을 공부했으며, 대학원에서는 예술경영을 전공했다.

2000년 세종문화회관 경영기획팀 인턴으로 있으면서 링컨센터.바비칸센터.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등 선진국 공연장의 재정 상태를 분석한 보고서를 쓰기도 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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