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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추태… 낯뜨거운 교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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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교사가 수업 중인 여학생을 불러내 성추행하는가 하면, 잃어버린 돈을 찾는다며 학생들에게 지문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강원도 K중학교 3학년 A양(15)은 "지난 3월 16일 체육수업 중 B교사(46)가 자신을 창고로 데려간 뒤 포옹하는 등 성추행했다"고 지난달 말 경찰에 고소했다. 학생은 "선생님이 눈을 감으라고 한 후 눈썹에 입을 맞추고 뒤에서 끌어안았다"고 말했다.

B교사는 학생의 주장을 대부분 시인했으며,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는 조건으로 학생 측과 합의했다는 것이다.

강원지방경찰청 여경기동수사대 관계자는 "학생 측이 나중에 고소를 취하했기 때문에 사건을 종결한 뒤 범죄사실을 해당 교육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교육청 관계자는 "B교사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A초등학교에서는 5학년 담임교사 C씨(29.여)가 교실 서랍장에 넣어뒀던 현금 70여만원을 도난당했다며 반 학생 40명의 지문을 받았다.

이 교사는 학생들에게 종이쪽지를 나눠주며 돈을 훔쳤는지 여부를 표기토록 했으나, 시인하는 학생이 없자 자신의 남편(32)을 교실로 불러 학생들에게 경찰관이라고 소개한 뒤 "돈을 훔쳐간 학생과 학부모는 처벌받는다"는 말을 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남편을 내보낸 뒤 지문을 받고 훔쳤는지 여부를 재차 조사했으나 나타나지 않자 지문채취 용지를 폐기했다는 것이다.

C교사는 "학생들에게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것이 얼마나 나쁜 짓인지 알려주기 위해 남편을 경찰관으로 꾸미고 지문을 채취하게 됐다"면서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준 것 같아 몹시 미안하다"고 말했다.

교직원들과 관련된 폭력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2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1시쯤 충북 옥천의 한 초등학교 교장실에서 이 학교 학부모 W씨(38)가 출입문을 잠근 채 P교장(58)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P교장은 이 사건으로 정신적 충격과 근육통 등으로 이틀째 학교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 학교가 실시하고 있는 '건강 달리기' 문제점을 W씨가 도 교육청에 고발한 것과 관련, 학교 어머니회 회원들에게서 질책을 받은 뒤 교장이 시켰다고 생각해 폭력을 휘두른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청 조사에서 P교장은 "W씨가 책상에 있던 스테이플러를 들고 위협하며 욕설을 퍼부었고, 목을 떠밀어 바닥에 넘어뜨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같은 날 오후 10시쯤에는 청주시내 모 초등학교 교감이 도 교육청 본관 앞에서 단체교섭을 끝낸 뒤 대기하고 있던 전교조 충북도지부 김상열 사무처장 등 2명에게 욕설을 하고 폭행했다.

경북 울진에서도 모 초등학교 金모(34)교사가 지난달 17일 오후 10시쯤 학교운영비 문제로 시비를 벌이던 金모(50)교감의 사택을 찾아가 얼굴을 때려 상처를 입혔다.

춘천=이찬호, 대구=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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