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內閣.신한국당 협조 잘 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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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수성(李壽成)내각과 신한국당(가칭)간 당정협조는 어떤 양상일까.신한국당에는 李총리 내각의 출범에 맞춰 당정협조가 원활해질 것이란 기대가 상당하다.주로 상황에 입각한 당위론이다.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여당 후보의 입지가 역대 어느때보다 취약하다는 점이 그 근거로 꼽힌다.조직담당 한 당직자는『여당 프리미엄은 자금의 풍부함,일선 공무원등 관권(官權)의 도움,정부정책의 뒷받침등 세 가지』라고 정의하고 『이중 두 가지가 최근 눈에 띄게 효용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권의 도움은 기초단체장 230명중 야당.무소속이 159명이나 차지한 현실에서 연목구어(緣木求魚)가 됐다는 것이다.통합선거법 제정이후 돈의 위력이 떨어진 점도 지적했다.아울러 이제는옛날처럼 「여당=금권선거」의 등식은 자리잡기 어 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책의 뒷받침에 대한 기대가 높다.지방도(地方道)를하나 닦더라도 여당과 협의가 있을 것이란 기대다.
인적(人的)측면에서 당정간 밀도는 더 높아진게 뚜렷하다.내각이나 비서실 수뇌부에는 영남권 인사가 대거 입성했다.
李총리는 전임 이홍구(李洪九)총리보다 선이 굵어 정치논리를 잘 이해해줄 것이란게 신한국당의 기대다.TK인 권오기(權五琦)부총리도 실용적 통일관을 갖고 있어 대북(對北)유화론등의 물의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경제팀 총수인 나웅 배(羅雄培)부총리는 집권당 정책위의장을 두차례나 역임한 경력이 안심을 낳고 있다.
특히 羅부총리는 최근의 경기급강하 국면을 연착륙 국면으로 전환시켜야 할 부담이 있어 경기활성화대책을 기대하는 신한국당과 이해가 일치하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
당정(黨政)의 조정역인 대통령비서실장에 부산출신 김광일(金光一)전의원이 발탁된 것도 낙관론을 확산시키고 있다.金실장 역시관료보다 정치인에 가깝고 선이 굵다는 중평이다.
신한국당 안에는 이런 인적 면모에도 불구하고 장기 구도에서 비관론이 만만찮다.고향이 TK인 김윤환(金潤煥)대표와 李총리,權부총리의 관계설정이 관건으로 지적되고 있다.민정계 일각에서는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李.權카드를 전격적으로 빼들자 TK 다핵화(多核化)포석이 아닌가 주시하고 있다.金대표로서도 金대통령의 의도와 관계없이 李총리가 정치적으로 부각되는 상황이 오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내각이 金대통령의 개혁을 어떻게 국정에 반영하느냐도 숨은 관건이다.원칙대로,과거 정치의 관습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당은 다시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또 표를 얻는 방법론을 놓고 정부측의 개혁중시론과 당측의 화합중시론이 은 근히 맞붙을가능성도 있다.당정협조는 28일 고위당정회의이후 점차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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