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에 반미 성향 단체들 합류 … 보수단체 “홍위병 난동” 맞불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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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3일 서울에는 촛불집회와 보수단체의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이날 오후 7시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엔 1만5000여 명(경찰 추산)이 참가했다. 보수단체의 맞불 집회도 계속됐다. 자유시민연대·반핵반김국민협의회·한국자유총연맹·고엽제전우회는 오후 3시 서울역 광장에서 ‘국정 흔들기 중단 촉구 국민대행진’ 대회를 열었다.

◇‘효순·미선양 기일’ 맞아 집회=오후 8시 대책회의는 2002년 미군 장갑차 사고로 사망한 효순·미선양을 위한 묵념으로 추모행사를 진행했다. ‘아침이슬’이 추모곡으로 불렸다. 2002년 당시 촛불집회에 빠짐없이 참석했던 이관복 촛불기념사업회 대표는 추모사에서 “백악관이 황제라면 청와대는 제후다. 미국 대통령이 눈 찌푸리면 청와대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추모행사는 “살인 미군 처벌하라” “한·미 SOFA(한·미행정협정) 개정하라”는 구호로 마무리됐다. 전국노점상연합회(전노련) 5000여 명, ‘6·13 여중생 범대위’ 1000여 명, 시민 5000여 명 등 1만1000여 명 규모로 시작됐던 집회는 오후 8시쯤 1만50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이날 오후 2시 전노련 회원 수천 명은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전국 노점상 대회’를 마치고 거리 행진을 해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촛불집회 그만둬야”=이강욱 자유시민연대 대표 등 7000명은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아도 국정 흔들기를 계속한다. 촛불집회는 붉은 홍위병들의 난동”이라고 규정했다. 주최 측은 “국민의 식탁 안전은 허울뿐 진짜 목적은 좌파 정권 10년의 붉은 색깔을 씻어내려는 정부의 개혁을 저지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오후 4시부터 숭례문~신세계백화점~명동~을지로~청계광장에 이르는 가두시위를 벌였다.

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인 서경석 목사는 이날 오후 6시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서 목사는 “촛불집회가 광우병 염려를 정부에 전달했으나 불법집회가 방치되고 정권 퇴진 요구가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서 목사는 촛불집회를 반대하는 인터넷 카페(cafe.daum.net/antirally)를 개설했다.

장주영·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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