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불구속기소 기업들 "속앓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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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비자금 사건과 관련,그룹 총수가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기업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해외 신용도가 떨어지고 이미지가 실추되면서 각종 사업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기업은 삼성.대우.동아.진로.대림.동부.대호건설등 7곳.이들 그룹에 따르면 이미▶해외증권값이 떨어지는등 해외자금 조달비용 부담이 늘었고▶해외공사 수주나 해외사업 추진등도 어려워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
이들 그룹은 일단 총수가 불구속기소된 뒤 외무부등에 해외여행때 제한받는 사항이 있는지,입국을 거절하는 국가가 있는지 등을알아본 결과 해외출장 자체는 당장 별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기소 사실만으로도 타격을 입어 앞으로 해외에 나가더라도 국가 원수를 만나거나 국제기구에서 대표나 위원직을 맡는데는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거래선을 이해.설득시키는 것도 쉽지않은 과제라는 것.무엇보다도 걱정하고 있는 것은 18일 첫 공판이 시작될 재판.각 그룹은 총수가 법정에 설 경우 대외이미지 훼손은 물론 외국출장등 업무수행 자체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법정대리인이 대신 출두하는 궐석재판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으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지는아직 미지수다.
특히 실형을 선고받게 되면 총수의 행동반경에 결정적인 타격을입게될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실형선고자는 보험.증권회사.
용역경비업및 공익.학교.사회복지법인등의 임원이 될 수 없으며,여권발급을 제한받거나 이미 발급한 여권도 반환시 킬 수 있게 돼있어 해외사업때 물리적인 제약을 받을 수도 있다.
호주등 일부 국가는 범법자에 대해 입국 비자를 허용하지 않고있으며,대부분 선진 국가들이 입국 심사를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김우중(金宇中)대우 회장의 경우 해외에 가장 많이 나가는총수로서 외국의 국가 원수를 만나는데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하고있다.
민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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