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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학생급우들의 이지메에 일본 여중생 또 목매 자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나는 우리반 남학생들에게 「이지메(집단적인 괴롭힘)」를 당해왔다.그 애들의 이름은…(3명의 이름을 댐).꾹 참았지만 점점 더 심했다.난 하고싶은 일이 많다.고등학교에도 가고싶고,그럴싸한 직업도 갖고 싶지만 이 학교는 다니고 싶지 않다.지금까지 보살펴주신 여러분,나는 이제 죽으렵니다.안녕.』 일본 지바(千葉)현의 간자키(神崎)중학교 2년생인 스즈키 테루미(鈴木照美.여.13)가 유서를 남기고 목매 자살했다.지난달 27일 급우들의 「이지메」를 못견딘 니가타(新潟)현 가스카(春日)중학교1년생 이토 히사시(伊藤準.남.13) 의 자살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이다.그도 자살직전 『이 세상에 아직 미련이 있다』고 떨리는 필체로 유서를 썼다.
최근 「이지메」에 시달리던 일본의 어린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가로막는 몇몇 급우들에 대한 마지막 「보복수단」으로 유서를 남기고 죽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지난해 11월27일 아이치(愛知)현 니시오(西尾)시 도부(東部)중학교 2년생(당시 13세) 오가와우치 기요테루(大河淸輝)가 자살한 이래 지금까지10명 이상의 어린 학생들이 「살아 있다는게 무섭다」고 말할 정도의 공포를 느끼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일본의 교육당국과 학부모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지메」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마련과 사회운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성과가 없어 골머리를 앓고있다.
경찰이 다룬 「이지메사건」도 줄기는커녕 늘어만가고 있다.경찰청은 지난달 30일,올 1월부터 10월까지 일어난「이지메사건」이 총 12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배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도쿄=김국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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