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 ~ 5월 10일 딴 찻잎이 최고 품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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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빙 열풍에 힘입어 최근 몇 년 새 우리 국민의 녹차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소비량은 아직 1인당 연간 70g(연간 4000t 생산) 정도다. 일본(연 10만t 생산, 1인당 연 1.2㎏ 섭취)·중국(90만t 생산, 600g 섭취)에 훨씬 못 미친다.

녹차·우롱차·홍차는 모두 차나무에서 채취한 잎을 원료로 해서 만들어진다. 발효 정도·잎의 크기가 다를 뿐이다. 발효가 안 된 것이 녹차, 반쯤 된 것이 우롱차, 발효된 것이 홍차다. 대개 녹차는 작은 잎(소엽종), 우롱차·홍차는 큰 잎(대엽종)을 이용해 제조한다.

질 좋은 녹차를 고르는 요령이 몇가지 있다. 1년 중 가장 먼저 채취한 차잎(4월 20일∼5월 10일 채취)으로 만든 첫물차의 품질이 최고다. 6월 중순∼6월 하순에 딴 잎으로 만든 차를 두물차, 9월 하순∼10월 초순에 채취한 잎으로 제조한 차를 세물차라 한다.

녹차는 겉모양이 가늘고 광택이 있으며 잘 말려진 것이 고급이다. 묵은 잎(옅은 노란색)이 적게 들어 있고, 손으로 쥐었을 때 단단하고 무거운 느낌이 드는 것을 산다.

우리 전통 차문화를 정립한 초의선사는 “차를 만들 때 정성을 다하고, 보관을 건조하게, 우려낼 때 청결하게 하면 다도를 다하는 것”(다신전)이라 했다. 그만큼 보관이 중요하다. 녹차를 고온·고열·다습한 곳에 두면 산화하거나 변질되기 쉽다. 또 녹차는 다른 냄새를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으므로 진공팩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다. 밀봉이 불완전한 녹차를 냉장실에 넣어두면 고기·생선·김치 등의 냄새가 스며들어 고유의 향이 사라지기 십상.

고가의 녹차라 할지라도 잘 우려내지 않으면 제값을 못한다. 고급 잎차는 50∼60도의 물에 넣어 1분 가량 우려낸다. 감칠맛이 나는 아미노산이 이 온도에서 가장 잘 우러나서다.

티백 녹차라면 70∼80도의 물에 30초 가량 우려내야 떫은 맛(타닌) 성분이 적게 나온다. 이때 티백을 찻잔에 그냥 담가두지 말고 꺼냈다 넣었다를 반복한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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