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습득 자수솜씨 이웃과 나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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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자투리천을 이어 붙여 이불.쿠션.가방 등 갖가지 생활용품을 만드는 퀼트자수.요즘 『주부 셋만 모이면 퀼트 얘기를 한다』는말이 나올 정도로 젊은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돌배기 아들을 데리고 문화센터에 다니며 어렵사리 퀼 트자수를 배우던 주부 송인영(宋仁瑛.27)씨는 최근 한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역시 퀼트자수를 배우고 싶어하는 이웃의 주부들과 힘을 모아일종의 품앗이를 결성한 것.宋씨를 포함한 3명의 주부가 각기 다른 학원이나 문화센터에 등록해 퀼트자수를 배우고 나머지 2명은 그사이 아이들을 돌봐주기로 했다.
또 학원에 다녀온 다음날은 모두 한집에 모여 각자 배운 내용을 서로에게 가르쳐줘 3명의 학원비로 5명이 퀼트자수를 배우는1석2조의 효과도 거두고 있는 것이다.이들 주부들이 자신들의 품앗이에 붙인 이름은 일명 「새끼과외」.
『학원마다 가르치는 방식과 만드는 물건이 다르니까 학원 3개를 동시에 다니는 것같은 이점이 있죠.또 큰 묶음으로 파는 재료들을 함께 사서 나눠쓰니까 돈도 절약되고요.』 宋씨는 1년 가량 이처럼 「새끼과외」를 통해 집중적으로 퀼트자수를 배운 뒤엔 강사양성반에 등록해 자격증을 따 가게를 차리고 싶은 욕심도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아이 걱정없이 옆사람에게 몇번씩 물어봐가며 차근차근 배울 수 있으니까 좋아요.또 맘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육아나 살림살이에 대한 정보도 교환하니 생산적이죠.』이웃 주부들을 선생님으로 퀼트자수를 배우게 된 홍정민씨(洪廷旼 .30)씨의 말이다.앞으로 퀼트자수 외에도 중국요리나 꽃꽂이 등 다른취미들도 「새끼과외」로 배우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라고.
이들의 가장 큰 불만은 수틀.바늘.시침핀 등 도구를 비롯해 천.실 등 퀼트자수에 필요한 거의 모든 재료가 고가의 수입품이라는 것.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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