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무기시리즈]⑦ 무인헬리콥터 파이어 스카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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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방의 감초’ 같은 무기가 있다. 육해공을 가리지 않고 누비는 헬리콥터다. 헬기는 치누크처럼 병력과 장비를 수송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아파치 헬기처럼 공격용도 있다. 적진에서의 요인 구출이나 수색, 정찰 등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한다. 어렵고, 힘들고, 위험한 ‘3D 업종’ 은 늘 헬기의 몫이다.

헬기의 가장 큰 장점은 수직 이착륙이다. 평평한 공간만 있으면 아무데서나 뜨고 내릴 수 있다. 또 하버링(공중에서 정지 비행)이 가능하다. 인명 구조와 수색, 정찰 등 보다 정교한 작업에 유리하다. 그러나 헬기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려 로켓포나 미사일 공격에 취약하다. 세밀한 정찰을 위해 적진에서 하버링을 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또 연비가 낮아 비행시간이 짧다.

그래서 나온 것이 무인헬기다. 노드롭 그루만, 보잉, 벨 등 세계적인 항공군수업체들은 1990년대부터 무인헬기 개발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나온 무인헬기 중 최첨단 기종은 노드롭 그루만이 개발한 MQ-8B 파이어스카웃(Fire Scout)이다. 파이어 스카웃의 기능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정찰, 수색 기능과 함께 상공에 떠서 아군 사이의 무선통신 안테나 역할을 한다. 또 로켓포를 장착해 공격 헬기로서의 기능도 갖추고 있다.

미 해군은 2000년 2월 전술통제시스템(TCS-Tactical Control System)개선을 위해 무인 수직이착륙기 도입을 결정했다. 고정날개식 무인 정찰기인 파이오니아를 대체하기 위해서다. 해군이 파이어 스카웃에 눈을 돌린 것은 ‘네트워크 형’ 전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작전에 참가하는 각 단위 부대가 무인헬기를 매개로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것이다.

상륙작전을 예로 들어보자. 글로벌 호크의 비행제어 시스템을 갖춘 파이어 스카웃은 6㎞ 상공에서 상륙작전을 통제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모함으로 전송한다. 작전거리가 200㎞에 이르며 비행시간이 8시간이나 된다. 적외선 이미지 형상화 카메라가 기상조건이나 밤낮을 가리지 않고 손바닥 보듯이 적 목표물을 추적 감시하며 실시간으로 영상을 전송한다. General Atomics사가 개발한 첨단 레이다 시스템이 적 전투기와 함정을 포착한다. 또 노드롭 그루만의 잠수함, 기뢰탐지시스템이 바다 속까지 들여다본다. 파이어 스카웃은 아군간의 무신데이타통신을 위한 안테나 역할도 한다. 이는 상륙작전에 투입된 함정, 전폭기, 잠수함, 보병부대를 연결하는 네트워크형 작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파이어 스카웃은 2003년 12월 상륙전투함인 USS 덴버호에서, 또 2006년 이후에는 USS 내쉬빌 호에서 이착륙을 비롯한 전술 능력 테스트를 시험하고 있다.

미 육군 역시 2003년 9월 파이어 스카웃을 미래전투시스템(FCS-Future Combat Systemㆍ무인화, 로봇화, 첨단 IT화로 네트워킹을 구축한 전투 시스템)의 무인 항공기로 채택했다. 육군용에는 2.75인치 로켓포 4개를 장착하는 발사장치 2개가 있다. 여기에는 정밀 레이저유도 로켓포가 실린다. 파이어 스카웃은 2005년 7월 로켓포 사격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또 통신이 어려운 산악지역에서 부대간의 무선통신 중계 테스트도 끝낸 바 있다. 정찰은 물론 험준한 산악지역에서 작전 중인 아군에게 물자를 수송하는 역할도 한다.

파이어 스카웃은 영국 롤스로이스 엔진을 장착하고 있으며 길이 7m, 날개길이 8.4m, 높이 2.9m 며 총 중량이 1,428㎏이다. 최고속도는 125노트이며 최고 8시간동안 운항이 가능하다. 파이어 스카웃 개발에는 노드롭 그루만을 비롯해 총 11개사가 참여했다.

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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