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극본의 KBS "목욕탕집 남자들" 기대 못미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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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KBS가 내심 불안하다.한주동안 드라마 시청률을 거의 독점하다시피하며 「드라마 강세」를 자랑하는 KBS에도 일말의 불안요소가 잠재해 있는 것이다.
지난달 18일부터 『젊은이의 양지』 후속으로 방영되기 시작한주말극 『목욕탕집 남자들』이 당초의 기대만큼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시작 당시만해도 이 드라마의 인기를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무엇보다도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드라마 작가 김수현의 작품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방영 첫주만 시청률 10위안에 들더니 두번째 주에는 순위 밖으로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예상밖이었다.비록 시청률이절대적인 척도가 아니더라도 이른바 「김수현류」에 시청자들이 어느정도 식상해 있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KBS의 한 PD는 『스토리 전개가 일상 잡사에 집착하고 있는데다 출연자들의 신선도도 떨어져 고전이 예상된다』는 조심스런예측을 했다.아직 초반이지만 이 드라마의 향배가 관심을 끄는 데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김수현과 KBS의 일종 의 징크스 때문이다.10여년전 KBS 드라마를 쓸때 김수현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해 「김수현과 KBS는 궁합이 잘 안맞는다」는 것.이것이 『목욕탕집 남자들』로 현실화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없지 않은 것이다.
이순재.강부자.윤여정.남성훈 등 「김수현 사단」이 예외없이 동원된 『목욕탕집 남자들』은 쌍문동 목욕탕집을 배경으로 대가족의 사랑과 갈등을 담고 있는 홈코믹드라마.
그러나 『목욕탕집 남자들』은 『사랑이 뭐길래』와 『딸부잣집』을 합쳐논 설정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아무튼 『목욕탕집 남자들』은 이번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특히 김씨에 필적할 만한 작가 서영명이 『부자유친』(SBS)을 곧 들고 나올 예정이고,『아파트』(MBC)도 점차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주말극 『목욕탕집 남자들』의 앞 날에 비상한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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