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학년 입시 요강] 서울대, 사실상 '수능 선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1면

2005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에서 학교생활기록부(내신)의 성적이 현재의 60등급에서 5등급으로 나눠 산출된다. 예체능 과목 성적은 석차가 아닌 평어(수.우.미.양.가)를 기준으로 매겨진다. 이에 따라 서울대 정시 모집에서 학생부 성적의 반영 비율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수능 점수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 또 사회탐구.과학탐구 영역 등에서 선택과목별 석차를 기준으로 표준점수가 매겨진다.

서울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입 세부사항을 확정 발표했다. 정원과 모집단위는 추후에 발표된다.

◇학생부 조정, 수능 강화=서울대는 정시모집 1단계 전형에서 수능 50%와 학생부 성적 50%로 모집인원의 2배수를 선발한다. 지금까지 학생부 성적 산출 방식은 과목별 석차의 백분율을 구해 전체 과목을 합산한 뒤 60등급으로 나눴다.

하지만 2005학년도부터 서울대는 과목별 석차 백분율을 기준으로, 먼저 과목별로 5등급으로 나눈 뒤 등급에 따라 5점(1등급)~1점(5등급)을 매겨 예체능 과목을 제외한 일반 교과 점수를 합산한다. 예체능 과목은 '미.양.가'에만 차등적으로 점수를 깎기로 했다.

김완진(金完鎭)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특정 과목에서 98점을 받는 것과 95점을 받는 것이 별 의미가 없게 만들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영일 강남중앙학원 원장은 "서울대에 갈 수준의 학생들은 학생부 성적이 전교에서 10% 이내에 들어 이들에게 동일한 점수를 주겠다는 것은 학생부 성적을 거의 반영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학생부 성적의 영향력이 떨어지게 되면 학생부에서 상대적 불이익을 받아왔던 특수목적고나 지역 명문고.비평준화고 출신이 유리해진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표준점수 조정=원점수가 만점이더라도 과목별 표준점수가 차이가 나는 탐구영역의 선택과목은 과목별로 같은 석차 백분위를 기록한 학생들에게 동일한 점수를 부여키로 했다.

예를 들어 국사를 택한 학생의 표준점수가 70점, 윤리를 택한 학생의 표준점수가 80점으로 10점 차이가 나더라도 두 학생의 백분위가 모두 95%라면 동일한 점수가 새로 주어진다.

이럴 경우 어떤 과목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표준점수 최고점이 17점까지 차이가 났던 수능 표준점수의 문제점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서울대 측은 전망했다.

이 밖에 봉사점수 등 학생부의 비(非)교과영역은 자격기준으로만 활용된다. 사고 결석 일수가 11일 이상이거나 봉사점수가 20시간 미만인 경우는 최종 합격자 심사에서 탈락한다.

고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