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런던 상품.국제금융 거래소 합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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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수개월간의 암중모색 끝에 런던상품거래소(LCE)는 런던국제금융거래소(LIFFE)와 합병하기로 했다고 최근 발표했다.이렇게되면 유럽 최대의 선물(先物).옵션 시장이 탄생하게 된다.
로빈 우드헤드 LCE회장은 『인수금액은 중요하지 않다.상장(上場)종목에 최적의 거래여건을 만들고 거래 당사자들에게 최대의이익을 가져다 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LCE는 설탕.커피등 이른바 연성(軟性)농산물 전문시장으로서는 유럽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거래소다.합병하자며 추파를 던진 국제 유수의 거래소만 해도 3~4개나 됐다.뉴욕 커피.설탕.코코아거래소(CSCE)가 LCE주식 800만주 인수 를 추진하고있다고 공표한 것이 지난 7월의 일이었고,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도 거래소 시설 일부를 공유하고 있다는 기왕의 관계를 강조하면서 합병의 당위성을 강조해왔다.
LCE와 LIFFE의 합병은 뭐니뭐니해도 농산물과 금융 종목을 망라한 종합 선물시장을 출범시킨다는데 의의가 있다.LIFFE는 이미 세계 최대 농산물시장인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와제휴해 자기 종목들을 교환 상장(上場)시키고 있 다.미국농산물거래소들은 향후 10년간 유럽전망을 밝게 보고 유럽 거래소들과의 제휴에 부쩍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LCE와 LIFFE의 합병금액은 잠정적으로 950만파운드(1,480만달러)로 정해졌지만 최종 금액은 협상이 마무리되는 내년 여름께나 확정될 것이라는 게 대니얼 호드슨 LIFFE사장의말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합병조치를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시장통합으로 인한 비용절감효과가 있고,LIFFE의 경우 영국을 벗어나 범유럽시장을 넘볼 발판을 마련한다는 이점 때문이다. 부정적 시각이 없지는 않다.하루 평균거래량이 1,400억달러에 달하는 LIFFE와 50억달러에도 못미치는 LCE가 합쳐질 경우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한 채 LCE의 특성이 LIFFE에 완전히 흡수돼 버릴지도 모른다는 우려다.석유류 전문시장인 IPE의 입지 또한 어정쩡해진다는 견해도 있다.
아무튼 단일시장을 추구하고 있는 유럽의 군소 선물거래소들이 이번 합병을 계기로 통합바람을 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스페인.네덜란드.이탈리아에서 거래소 합리화 열풍이 강하게불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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