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 영역별 출제경향 분석-上.下位圈 점수차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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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9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고교 교육과정에서 다루고 있는 기본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여러 문제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고차적인 사고능력을 측정하는 데 초점을 맞춰 출제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난이도는 영역별로 차이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변별력이 강화돼 상위권과 하위권 학생들간 점수 차이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영역별로 출제경향과 난이도를 분석한다.
◇언어영역=깊은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았고 지문도 지난해보다 늘어난데다(9개→10개)대체로 정독을 요하는 등 비교적어렵게 출제됐다.지난해 시험보다 상위권은 2~3점,중하위권은 3~5점 낮아질 전망이다.
교과서 안과 바깥의 출제비율은 3대7정도,문학과 비문학의 비중은 3.5대6.5였다.지문은 인문분야 3개,문학 4개,사회분야 1개,과학분야 1개,예술분야에 1개가 배정됐다.
독해가 어려운 박세당의 「사변록」이 지문으로 나오고,「우리말의 어원 연구」관련 지문은 난이도가 높은 어휘분석을 요구하는 등 학생들에게 낯선 지문과 문제형식이 많았다.정한숙의 「IYEU도」는 평상시 접하기 힘든 글이어서 수험생들이 이해에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6문항이 출제된 듣기평가에서는 한용운의 「독자에게」란 시를 들려주고 감상을 묻는등 언어생활과 관련된 실용적인 문항과 남녀평등을 제재로 다룬 시사적인 문항이 출제됐으나 대체로 평이하다는 평이었다.
◇수리.탐구Ⅰ=수학적 기본개념이나 정의를 알면 바로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은 반면 복잡한 계산을 해야하는 문제는 거의 없어 지난해보다 조금 쉬워진 편이다.지난해에는 상위권 학생들도 손대지 못할 만큼 어려운 문제가 1개 있었으나 올 해엔 이같은고난도 문제는 없었다.이에 따라 상위권은 0~3점,중하위권은 0~2점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집합.방정식.함수.미적분.통계등 고교 수학의 전과정에 걸쳐 골고루 출제됐고 인문계와 자연계간의 난이도도 적절하게 조정됐다는 평이었다.
인문계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수학적 기초능력을 묻는 문항과 시각적 도형 문제가 많이 출제됐고 자연계에서는 수학외적 응용능력,즉 순수한 수학문제라기보다 실생활에 응용될 수 있는 문항이많았다.인문계의 경우 중학교 교과서의 예제(20 번 문제)가 사용된 것이 이채를 띠었다.
◇수리.탐구Ⅱ=과학영역의 경우 두번 이상 깊게 생각해야 풀리는 문제,실생활과 관련된 문제가 많았다.실험기구 사용법등 직접실험을 하지 않고는 풀 수 없는 문제도 눈에 띄었다.지구과학에서 광년 계산과 관련된 문제는 상당히 생소했을 것이다.사회영역에서는 통합교과적인 문항이 크게 늘었다.인문계의 경우 지난해에는 총36문항 가운데 16개가 단일교과 형태로 출제됐으나 올해는 1~2개 뿐이었다.우리나라와 외국의 사례를 함께 묶어 자료를 제시하는등 입체적이고 국제적인 시각에서 사고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문제가 많았다.특히 지리.윤리.역사에 있어서는 개념지식을 알아야 답할 수 있는 문제형식이 많았다.세계사에서는 유럽연합(EU)의 본부를 묻는등 시사적인 문제도 있었다.
수리.탐구Ⅱ는 1~4점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외국어(영어)영역=듣기평가가 8문항 7.2점에서 10문항 8.6점으로 강화됐고 듣기 지문도 다소 긴 편이었다.내용자체는평이했으나 끝까지 침착하게 들어야 답안 작성이 가능했다.읽기의지문은 지난해에는 가장 긴 것이 11행이었는데 올해에는 12행이상인 것이 6개이며 가장 긴 것은 21행까지 돼 상당수 수험생들이 시간 부족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어려운 단어에는 주석이 붙었다.점수는 전반적으로 1~2점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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