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도 잘 고르면 돈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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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미분양.미계약 아파트를 찾아다니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지난해 10.29 대책 이후 짓눌려 있던 주택 분양시장이 봄철을 맞아 조금씩 기를 펴면서 돈 될만한 미분양 아파트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었다.

서울 강남 등 요지에도 숨어 있는 미분양 아파트가 꽤 있다. 강남권의 경우 평소 같으면 미분양이 좀처럼 발생하지 않지만 요즘은 분양시장 침체로 강남구 역삼동, 서초구 방배동 등에서도 찾을 수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강남권 미분양은 시장 영향을 받아 일시적으로 생긴 것이므로 긴 안목을 갖고 구입해도 좋다"고 말했다.

◆미분양 아파트 혜택은=미분양 아파트는 청약통장이 없거나 1순위가 되지 않은 가입자, 웃돈을 주지 않고 새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이들에게 유용한 내집 마련 수단이다. 미분양은 선착순으로 원하는 평형.층수를 고를 수 있다. 미분양을 구입하면 재당첨 제한을 받지 않아 청약 1순위 자격이 유지된다.

건설업체들이 미분양 털기에 나서면서 구입 조건도 좋아졌다. 계약금만 내면 입주 때까지 중도금을 무이자로 융자하는 아파트에서부터 중도금 이자 후불제를 적용하는 단지도 많다. 발코니 새시를 공짜로 시공해 주기도 한다.

◆알짜 미분양 어디에=서울의 경우 강남구 역삼동 대우푸르지오가 눈길을 끈다. 개나리 3차를 재건축하는 단지인데 24평형 일부가 남아 있다. 분양가가 다소 높아 미분양이 났지만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서 가깝고 학군이 좋아 관심을 가질 만하다. 강남구 삼성동 롯데, 서초구 방배동 대림 등은 50~80평대 저층부가 남아 있다.

입지 여건은 다소 떨어지지만 단지 규모가 크고 시공사 브랜드가 좋은 미분양 아파트는 실수요자들에게 알맞다. 구로구 개봉동 현대아이파크와 동대문구 휘경동 동일하이빌의 경우 30평형대를 주목할 만하다.

수도권에서는 파주 교하 지구에 미분양이 꽤 있다. 교하 지구는 대단위 택지지구여서 입주 시점에는 수도권 북부의 신흥 주거지역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그림자도 함께 봐야=미분양 아파트는 사연을 안고 있다. 입지와 상품은 좋은데 정부 규제나 일시적인 공급 과잉 때문에 미분양이 생겼다면 적극 구입해도 된다. 상품 자체의 문제보다 시장 상황 때문에 미분양된 것이므로 여건이 나아지면 순식간에 팔려나가고 웃돈까지 붙는다.

반면, 주변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거나 주거 환경이 좋지 않은 경우 미분양이 해소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구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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