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선동열파문 해태구단 대응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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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일본프로야구 진출을 위해 구단과 정면대결을 선언한 선동열의 태도가 점점 강도를 더하고 있다.18일 상경한 선은 20일 구단사무실을 찾아 정식으로 자신의 요구를 전달한뒤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거취를 밝힐 예정이다.그러나 현실적으로 선이 구단측으로부터 들을 수 있는 대답은 두가지다.
첫번째는 이미 구단이 공식적으로 밝힌대로 「절대불가」.
두번째는 「잠시 시간을 달라」.
첫번째의 경우 선은 기자회견을 통해 은퇴를 선언한다는 입장이다.국내에서는 더이상 뛰고 싶은 의욕이 없어 팀에 전혀 도움이안될 것이라는게 선이 밝힌 이유다.
이럴 경우 구단은 선을 임의탈퇴선수로 공시하게 된다.임의탈퇴선수로 공시되면 선은 해태의 동의없이 다른 어느 구단과도 계약을 할 수 없게 된다.
두번째의 경우는 구단이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답.
선의 일본진출은 그 비중과 국민적인 관심으로 볼 때 열쇠는 박건배 구단주가 쥐고 있다.더욱이 박구단주는 슈퍼게임동안 「보내줄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선에게 희망(?)을 준 사람이다.
이전까지 선은 일본진출에 대해 자포자기적인 입장이었으나 구단주의 발언에 크게 고무돼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구단에자신의 뜻을 전달할 생각이었다.구단은 두번째 대답으로 선을 설득할 시간을 벌 수 있고 일본측과의 협상에 유리 한 조건을 끌어낼 시간적 여유도 벌게 된다.그러나 이것도 미봉책에 불과하다.선은 자신의 입장을 크게 왜곡해 언론에 전한 구단측에 심한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다.따라서 그가 구단측의 설득에 고분고분 물러설 것 같지는 않다.
일본에서는 요미우리를 비롯한 주니치와 다이에 등이 선의 스카우트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이적료도 최소한 2억엔(약15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선의 정면돌파선언으로 이미 공은 구단으로 넘어갔다.구단이 어떤 대응을 보일지 관심거리다.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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