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구속사건-각계.시민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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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우째 이런 일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대사건」이 빚어진 16일 국민들은 노태우(盧泰愚)씨의엄청난 죄과로 보아 구속수사가 지극히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자괴감과 참담함을 금치 못하는 표정이었다.국민들은 역사와세계 앞 에 부끄러운 이같은 사건이 되풀이돼서는 안되며,그러기위해서는 盧씨뿐만 아니라 연루된 정.재계 인사들에 대해서도 엄정한 수사와 처벌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황우(李璜雨)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구속된 것은 盧씨 개인뿐만 아니라 국민의 비극이다.그러나 그런 만큼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시켜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검찰은 구속이후에도 엄정한 법적 절차를 지켜주도록 부탁한다.
▶김중배(金重培)참여민주사회시민연대 공동대표=재계와 정계에서검은 돈 수수와 관련된 인사들은 모두 공개되고 법에 따라 처벌돼야 한다.온 국민은 盧씨 구속을 정경유착의 오랜 부패구조를 근본적으로 척결하는 역사적 기회로 삼아야 한다.
▶안상수(安商守)변호사=형평성 차원에서 전두환(全斗煥)씨의 비자금도 파헤쳐야 하며,비자금을 받은 정치인에 대해서도 수사해야 한다.광복이후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 역사를 제대로 청산하지못했기에 이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5.18관련자에 대한 단죄도 이뤄져야 한다.정치권과 검은 돈을 거래하며 유착관계를 맺어온 재계도 처벌해야 한다.
▶최계록(崔桂錄.29.서울B고 교사)씨=盧씨의 범죄로 학생들에게 「정의」라는 말을 하기가 부끄러웠다.구속은 물론 마땅히 중형이 선고돼 「죄를 지은 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반드시 벌을 받는다」는 최소한의 정의를 확립하는 계기가 돼 야 한다.
***재판도 공정하게 ▶임경주(任京珠.21.한양대 독문과3)씨=정치권의 눈치만 보아온 검찰이 구속을 단행한 건 들끓는 여론 때문이었을 것이다.앞으로 재판도 공정히 진행돼 이번 사건으로 정치뿐만 아니라 검찰과 사법부도 새로 태어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향순(李香順.43.부산자갈치시장 상인)씨=대통령이 재임기간중 죄를 지어 감옥에 가는 나라의 국민이라는 사실이 수치스럽다.盧씨의 불법조성 재산을 모두 몰수하고 정치자금의 사용내용도철저히 밝혀내야 한다.
▶김농채(金農彩)광주 하남YMCA 차장=민의에 따라 선출됐던전직 대통령이 인신구속되는 것을 보니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럽다.현 정부가 이처럼 5,6공과의 단절을 표명한 만큼 5.18 문제도 잘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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