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거듭나야할 서울 국제무용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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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지난달 24일부터 2주동안 열린 서울국제무용제가 과거의 수상작 선정 잡음을 없애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공개심사까지 했지만또 잡음을 낳았다.
우선 참가 8개 무용단 가운데 무려 5개 무용단이 대상.우수상을 포함해 전 8개부문에 걸쳐 상을 받아 「나눠먹기」식 시상이 여전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게다가 올해는 음악상 수상자로 선정된 작곡가 김영동씨가 「이미 수상경력이 있고 심사위원들이 악보를 볼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수상을 거부해 잡음을 증폭시켰다.
표면적인 이유는 「악보 미제출」등이었지만 진짜 이유는 자신의음악을 사용한 정옥조현대무용단의 『겁(劫)』이 대상이나 안무상등에서 제외된 채 음악상만 주어진데 대한 불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옥조현대무용단의 안무가 정옥조씨는 바로 김씨의 부인이다.김씨는 『내 아내라서가 아니라 한국무용협회 조흥동이사장등 무용계 인사들로부터 무용과 음악이 조화를 이룬 훌륭한 작품이라는이야기를 들었는데 음악상만 주고 다른 상은 주지 않 는 것은 「공정치 못한」 심사』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
서울국제무용제의 음악상 수상대상은 창작곡으로 제한돼 있다.이번에 나온 작품들중 창작곡을 들고나온 무용단은 윤덕경무용단과 정옥조무용단 둘 뿐인데 김씨가 수상을 거부함으로써 결국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이처럼 계속해서 대회의 위신이 서 지 못하는데는 무용제를 주최한 한국무용협회에도 책임이 있다.조흥동이사장은『김영동씨와는 그전부터 잘 아는 사이다.대회 이전에 심사위원들에게 정옥조씨의 작품을 잘봐 달라고 했는데 결과엔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을 하고 있다.올해부터 서 울무용제에서 서울국제무용제로 됐는데,이름만 승격시킬 것이 아니라 좀더 내실을 다져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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