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무기시리즈]③ 휴대용 정찰기와 가미가제식 무인 폭격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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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다. 실전에 강하다. 경제적이다. ‘메이드 인 이스라엘’ 무기의 특징이다. 이스라엘의 현대사는 전쟁의 역사다. 1948년 건국 이후 무려 다섯 차례의 중동전쟁을 치렀고 크고 작은 전투와 테러가 매일같이 벌어진다. 작고, 강하고, 경제적인 무기는 이스라엘이 거대한 이슬람권과의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은 무인항공기(UAVㆍ Unmanned Air Vehicle) 분야에서 세계적인 강국으로 손꼽힌다. 1973년 시리아ㆍ이집트와의 10월 전쟁부터 정찰용 무인 항공기를 실전에서 활용해 왔다. 이스라엘의 UAV는 손으로 날리는 휴대용 정찰기에서 ‘가미가제’ 식 전폭기까지 용도와 방식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카스퍼250, 스패로우, 파이어니어, 서처, 헤론,아이뷰마크,헌터, 하피 등 정찰기에서 폭격기까지 다양한 무인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적 레이더 기지로 돌진해 자폭하는 전폭기 하피(Harpy)다. 하피는 무게 35㎏의 고폭약을 장착하고 발사대에서 이륙한다. 적의 대공 레이더와 미사일 기지 근처로 날아가 4~6시간 동안 공중에 떠 있다가 레이더가 작동하는 순간 레이더파(波)를 추적하고 돌진해 자폭하는 현대판 무인 ‘가미가제’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 공습에 무인 폭격기 하피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들은 쌍안경으로 공중을 경계하다 무인 항공기를 발견하면 무전기 전원을 끈다고 한다.

이스라엘의 무인폭격기 하피. 레이다에서 발사되는 전파를 추적해 자폭하는 무인폭격기로 우리나라에도 도입됐다. [출처=israeli-weapons.com]

‘카스퍼 250’과 ‘스카이락1’은 손으로 날리는 휴대용 정찰기다. 특수부대가 등에 매고 다니다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조립해 손으로 날려 보내는 방식이다. 이른바 HMI(Human Machine Interface)로 조작이 간편하다. 초소형 카메라가 장착돼 적진을 탐색하고 영상을 전송한다. 작전 반경이 10㎞에 이르고, 비행시간은 1시간30분이나 된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정찰활동에 투입할 수 있다.

무인 정찰기 스패로우2는 국내에 도입된 서처, 송골매와 마찬가지로 발사 방식이다. 차량에 장착된 발사대에서 마치 석궁을 쏘듯 이륙시키는 정찰기다. 리모콘으로 조종하며 착륙할 때는 낙하산을 펼치고 내려온다. 발사식은 이착륙용 바퀴가 없기 때문에 공중에 그물을 쳐서 착륙하는 기종도 있다.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스패로우2는 최장 비행시간이 6시간이나 된다. 작전반경이 20㎞이며 직선으로 120㎞를 날 수 있다. 초경량 소재를 사용해 무게는 45㎏이며 최고 시속 185㎞다. 이착륙 요원 1명을 포함해 3명이 운용한다. 날씨와 관계 없이 전천후로 적진을 탐색해 영상을 보낸다. 열적외선 카메라가 장착돼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무인 정찰기는 리모콘으로 작동되는 장난감 같지만 그 결과는 엄청나다. 정찰기에 의해 위치가 파악되면 미사일과 포탄 공격이 뒤따르게 된다.

영국의 군사전문지 ‘제인스 디펜스’의 항공분야 편집자 대미언 켐프는 “이스라엘은 무인 항공기 분야의 선두주자이며 소형에서 대형까지 무엇이든 운용할 수 있다”며 “조종사가 탑승한 F-16 전투기나 아파치 헬리콥터보다 무인항공기가 더 정확하고 경제적이며 안전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군단급 부대에 국산 무인정찰기 송골매를 운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서처2를 기반으로 독자 개발한 모델로 최고시속 185㎞, 작전반경이 110㎞에 이른다. 평상시 주임무는 휴전선 및 해안선, 군단 경계지역 정찰이다. 전시가 되면 적진을 날며 실시간 영상정보를 제공한다. 또 여단급에는 이스라엘제 스카이락2를 도입해 배치할 예정이다. 2000년에는 600억원을 들여 무인폭격기 하피 120기를 이스라엘에서 들여와 실전에 배치한 바 있다.

글=주기중 기자, 동영상ㆍ사진=israeli-weapo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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