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119) 인천 계양갑 열린우리당 신학용 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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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의 덕을 본 건 사실입니다. 거대 야당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정략적으로 탄핵소추를 강행해 민심을 잃은 탓이죠. 그러나 이런 분위기가 선거 때까지 가진 않을 겁니다. 때가 되면 유권자들이 냉철하게 판단하겠죠.”

인천 계양갑에서 열린우리당 간판으로 출마한 신학용(52) 후보는 ‘탄핵 역풍’이 조정 국면을 거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민심의 분출엔 이 당이 기울여 온 정당 개혁 노력도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은 전국정당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역 패거리 정치를 이미 청산했어요. 이와 함께 상향식 공천 등 정당 민주화에도 앞장섰습니다. 예전엔 공천 한 번 받으려면 줄이나 돈이 있어야 했지만 이번에 저희 당은 민주적인 국민경선으로 후보를 뽑았어요. 이같은 노력들이 국민들의 호응을 받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신 후보는 3월 14일 3명이 나선 국민경선에서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후보로 선출됐다. 95년 김대중 대통령후보 법률특별보좌역으로 정치에 입문한 그는 지난해 민주당을 떠나 열린우리당에 합류했다. “변화를 거부하는 민주당은 전국정당화가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그는 주장했다.

12개 선거구로 이루어진 인천은 16개 시도 가운데 열린우리당의 강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 최근 경인일보와 인천방송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열린우리당 후보들이 모두 1위를 차지했다. 그 바람에 인천은 열린우리당이 ‘싹쓸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4년 전 16대 때 인천은 한나라당의 우위로 판가름났었다.

신 후보는 열린우리당의 상승세가 꺾이는 시점을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4월 2일 전후로 전망했다. 한나라당의 박근혜 체제 출범에 대해선 “열린우리당을 의식해 가장 상품성 있는 분을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전전 세대의 박정희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대다수 국민들의 호응을 얻기는 어려울 거예요. 박정희 향수가 개혁 바람을 꺾을 순 없죠. 그런 사태가 벌어지면 우리 사회가 다시 후퇴하는 겁니다.”

신 후보는 총선 후보자로서의 자신의 강점으로 세 가지를 내세웠다. ▶새로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 ▶부패정치에 물들지 않은 도덕성과 참신성 ▶생활법률전문가(법무사)로서 쌓은 법원행정 실무 능력이 그것이다. 정치는 그의 전공(서울대 정치학과 71학번, 서울대 대학원 정치학과 수료)이기도 하다.

그는 지역의 주요 현안으로 ▶현재 중단 상태인 인천-부천간 대로 건설 ▶서운동 일대 녹지의 준공업지역으로의 지목 변경 ▶효성동 지역의 구획정리사업 착수 등을 꼽았다. 또 70%가 녹지이고 15%가 주거지역인 계양구를 환경친화적으로 개발하는 한편 교육과 문화 면에서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의 좌우명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이다. “서로 입장을 바꿔 놓고 보면 이 세상에 나쁘게 생각할 일이 하나도 없다”며 “그럴 때 비로소 상대방을 이해하고, 용서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역지사지야말로 반목과 대립을 없애고 밝은 세상을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7대 국회에 들어가면 당리당략에 얽매이는 예속정치, 보스의 눈치를 보는 노예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합리적인 민생법안과 생활법안 입법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기부문화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도 앞장설 생각입니다. 상속문화도 바뀌어야 돼요. 미국의 거부 빌 게이츠가 이렇게 말했죠. ‘내가 부자가 된 건 단지 행운이 따랐기 때문이다. 앞으로 그 행운을 사회에 되돌려 주겠다.’우리나라 부자들도 그런 철학을 받아들이고 나아가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그는 정치 지도자가 바뀌어야 국민도 바뀐다고 주장했다. 이번 17대 총선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국민에게 불편을 끼치는 정치, 국민을 분노케 하는 정치는 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국민을 편안하게 하고, 즐겁게 만드는 정치를 할 거예요. 정치 신인이자 정치학도로서 정치의 정도를 걷겠습니다.”

인천=선경식 월간중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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