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희의인터넷인물열전] ② 대세는 '전스틴'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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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물은 아니다. 가수 전진(본명 박충재)은 데뷔한 지 10년째다. 그런데 이 ‘올드’ 가수는 최근 새삼스럽게 온라인에서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검색창에 ‘전스틴’이라고 쳐보면 그가 왜 이런 별명을 갖게 됐는지 알 수 있다. 사건은 지난 1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DMB 방송에서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티파니가 전진을 미국의 팝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비교해 ‘전스틴 팀버레이크’라고 부르며 다소 우스꽝스럽게 그의 춤을 따라 했고 멤버들은 박장대소했다. 전진이 요즘 발표한 신곡 ‘와(Wa)’는 강렬하고 독특한 춤이 인상적인 댄스곡이다. 티파니는 바로 그 특징을 잡아 흉내를 낸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희화화하다 보니 전진 팬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 당황스러울 만큼 비난 여론도 들끓었다. 결국 소녀시대는 “나쁜 의도는 없었다”며 전진을 찾아가 직접 사과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전진이 웃으며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전스틴’은 남았다. 그는 인터넷에 전진으로 다가와 ‘전스틴 진버레이크’가 되었다. 온라인에서 전스틴의 인기는 독보적이다. 모 대형 커뮤니티에는 전스틴만을 위한 공간을 따로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빗발치고 있을 정도다. 비단 소녀팬들에게 국한되지는 않는다.

한때 불미스러운 소문에 시달리는 등 안티팬도 적지 않았지만 어쨌든 전스틴은 본격적으로 날개를 달고 나는 모양새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특유의 끼와 화려한 춤 솜씨가 점점 그를 호감형 인물로 거듭나게 했다는 평이다.

그에 대한 네티즌들의 전반적인 평을 들어보자.

“강한 중독성이 있다” “시작 전 고개를 까딱까딱 흔드는 카리스마는 최고” “소가 핥은 머리 스타일은 그 만이 소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스틴의 인기를 반영하듯 최근 온라인에서 생겨난 우스개 소리다. 어디까지나 유머이므로 웃고 넘기는 센스(?)를 발휘하도록 하자.


#월드스타가 전스틴을 만났을 때

비 : 내가 월드스타라고? 우스개 소리 마라. 아직 국내서도 넘어야 할 벽은 곧 그이다.

세븐 : 전진? 진짜 미국무대에 서야 할 가수는 내가 아닌 그였다. 난 아직 풋내기일뿐!

앤디 : 날 왜 그랑 엮으려 하는 거지? 이건 그에게 모욕이다.

M : 그가 요즘 마니아 층이 두터워지고 있는 걸 보고 오늘도 난 연습을 한다.

타블로 : 난 한국힙합 뿐만 아니라 대중가요에서도 톱에 올랐다. 하지만 ‘Wa’를 듣고 나서는 그건 헛된 망상이라는 걸 깨달았다.

미쓰라진 : 왜 이걸 나에게 물어보는가? 그는 닿지 않는 곳에 가있다.

태연 : 나의 이상형은 전스틴 즉, 전진이다.

티파니 : 그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나란히 앉았다는 소식을 듣고 부모님께서 눈물을 흘리셨다.

제시카 : 전진? 그는 곧 전설이다.

신혜성 : 요즘 내 활동이 왜 뜸하냐고? ‘사랑이 오지 않아요’를 듣고 나서 리드보컬로서의 자존심 때문에 마이크가 손에 잡히질 않았다.

권상우 : 요즘 옷을 벗기 힘들다. 그의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다져진 몸을 보고 요즘 자숙하고 있다.

최민수 : 최근 근황을 말한다면 전진의 ‘Wa’를 들으며 비교적 잘 생활하고 있다.

안정환 : 관중에게 욕을 한 건 내가 아닌 전스틴에게 욕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홍만 : 날 왜 군대에 보내려 하는가? 그를 2년 동안 못 본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장동건 : 나의 얼굴을 누구에게 갖다 대는가? 내게 저런 머리를 붙여놓아도 어울리지도 않고 붙일 용기도 없다.

강동원 : 모델로도 손색없는 그이다.

이수만 : 그가 떠나가게 만든 것은 회사의 최대 손실이다.

저스틴 팀버레이크 : 전스틴이라고? 물론 나도 잘 알고 있다. 사실 전스틴이 등장한 이후에 난 저스틴이란 이름을 버렸다.

비욘세 : 그와 같이 무대에 서고 싶다. 그의 가슴 근육은 미국에서도 통한다.

장근석 : 난 그의 노래를 감상하며 커피를 4번이나 리필했다. 풋~

강인 : 나와 그를 비교하자면 귀족 어른과 거지 아이와도 같다. 내 유일한 장점인 힘으로도 그를 제압하지 못한다.

찰리박 : 아들이지만 그 앞에서는 내가 한없이 작아 보인다. 부끄럽다.

박진영 : 그에게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할 여건이 못 된다. 그와 같이 일을 하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하기에.

알켈리 : 아니 저런 사운드는 어떻게 뽑아 내는 거지? ‘Wa’를 듣고 은퇴를 결심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 : 나의 첫 번째 우상은 전진이다. 거칠게 전진하는 것은 그와 아주 닮아있다.

빌 게이츠 : 그의 음반은 나의 전 재산을 털어 사도 아깝지 않다.

팝핀현준 : 그의 무대를 보고 퍼포먼스에 대해 다시 유치원 과정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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