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북극에 사뿐히 …‘피닉스 90일 미션’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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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로봇 피닉스가 한국시간으로 26일 오전 8시53분(현지시간 25일 오후 7시53분) 화성 북극권에 안착했다. 탐사선이 화성에 연착륙한 것은 1976년 쌍둥이 로봇 바이킹 1, 2호 이후 32년 만이다. 피닉스는 도착 2시간 뒤부터 착륙 지점 인근 풍경과 태양열 전지, 로봇팔 모습 등을 찍은 흑백 사진 40여 장을 지구로 전송했다.

피닉스는 지난해 8월 발사된 뒤 10개월간 6억7500만㎞를 날아가 시속 1만9200㎞ 이상의 속도로 화성 대기권에 진입했다. 이후 역추진 로켓과 낙하산을 이용, 시속 8㎞의 완만한 속도로 연착륙에 성공했다.

피닉스의 주임무는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것. 이를 위해 90일간 화성에 머물면서 토양과 얼음 등을 분석하게 된다. 특히 NASA는 2004년 화성 북극권에서 발견된 거대한 지하호수에서 생명체의 존재 여부가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착륙 지점도 지구의 그린란드쯤에 해당되는 곳으로 정했다. 여기서 피닉스는 첫 일주일간 화성 표면의 영상을 전송한 뒤 길이 2.4m의 로봇팔로 땅 밑 얼음을 파내 이를 분석하게 된다.

NASA는 화성 북극권의 얼음이 지표면으로부터 30㎝ 이내에 존재할 것으로 믿고 있다. 피닉스를 이용한 이번 NASA의 ‘스카우트’ 화성탐사 계획은 종전보다 훨씬 비용이 적게 들었다.

76년 바이킹을 화성까지 쏘아올리는 데는 8억2000만 달러가 쓰인 반면 이번 피닉스 발사에는 절반 정도인 4억2000만 달러가 들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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