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부정축재 사건-국민회의.민주 극한대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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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국민회의와 민주당의 감정싸움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7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를 겨냥해 비난한 것을 계기로 국민회의도 『이제는 못참겠다』며 맞대응하고 나섰다.이미 양당간에는 여야 대결보다 더심한 극한적 감정대립을 보였지만 이제 민주당이 국민회의의 金총재와 권노갑(權魯甲)의원을 고소하겠다고까지 나서 어디까지 갈지모를 상황이다.국민회의는 민주당이 먼저 김대중총재 연루설을 주장한데서 감정이 상해 있다.그러나 민주당은 『金총재가 20억원을 받은 것은 사실 아니냐』면서 『민주당을 민자당의 2중대라며음해를 시작한 것은 국민회의』라고 반박했다.
8일 국민회의 지도위원회의는 민주당 성토대회였다.『민주당은 盧씨와 金총재만 걸고 있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는 한마디도하지 않고 있다』(李鍾贊부총재)면서 『민주당이 과연 야당이냐』(金相賢지도위의장)고 성토했다.민주당이 국민회의 를 겨냥하고 있는 것은 『金총재 죽이기 청부업을 맡은 것』(金令培부총재)이라고 비난했다.『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데 같은 야당끼리 이렇게까지 음해할 수 있느냐』(安東善의원)는것이다.安의원은 심지어 김덕룡(金德 龍)민자당의원과 민주당의원들이 팔레스호텔과 뉴서울호텔에서 만난 것이 목격됐다고 주장했고,「민자당의 2중대」(辛基夏총무)「소아병적 태도」(趙世衡부총재)「민자당 대리전」(安東善의원)등 극한적인 표현들이 쏟아졌다.
변정수(邊禎洙)지도위원등은 『우리까지 맞대응해 명예훼손죄로 고발하면 야당이 뭐가 되겠느냐』며 상대하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金총재는 강경론을 지지했다.정동채(鄭東采)비서실장은 『저쪽은 민자당과 연대해 계속 음해하는데 그대로 방치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국민회의는 민주당 일부 세력이 민자당 민주계와 내통하고 있다는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민주당은 박지원대변인이 『盧씨로 부터 받은 20억원을 민주당의원들에게 준것은아니다』고 해명한 것을 일단 받아들일 태도다.이규택(李揆澤)대변인은 『어제(7일)함포사격을 했으니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7일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2중대라면 검은 돈을받아 먹은 정당은 직할중대』(李哲총무)라는등 집중 성토했기 때문이다.이날 회의에서는 『밤에는 민자당과 결탁해 돈을 받고 낮에는 야당을 하는 것은 왕사쿠라』(姜秀淋의원)라는 극한적인 비난이 있었고,국회 본회의에서도 공개 성토한 때문이다.그러나 이부영(李富榮)전의원은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金총재와 權의원 고소문제는 9일 민주당 간부회의에서 결정되게 돼 있어 확전 여부가 가려진다.어쨌건 분당으 로 시작된 두 당의 감정 싸움은 총선을 앞두고 있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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