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지지율 회복세…'박근혜 효과' 나타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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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급상승한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주춤하고 있다.한나라당 지지율은 회복세를 나타내는 등 총선을 앞두고 정당 지지도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코리아리서치센터(KRC)가 동아일보의 의뢰에 따라 27일 전국의 만 2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선 지지 후보의 소속 정당은 열린우리당 46.6%, 한나라당 16.8%, 민주노동당 4.8%, 민주당 3.0%, 자민련 0.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24일 조사에 비해 열린우리당은 2.0%포인트 하락했고, 한나라당은 2.1%포인트 상승했다.

한나라당의 박근혜(朴槿惠) 대표 선출이 '득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68.5%로 24일보다 15.6%포인트나 늘어 '박근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탄핵소추안 가결과 관련해 '민의를 무시한 거대 야당의 횡포이므로 심판해야 한다'는 주장에 66.9%가,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56.9%가 각각 공감을 표시해 '탄핵 심판론'과 '거여(巨與) 견제론'이 총선의 쟁점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전국의 100개 관심 지역구의 총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열린우리당이 75곳, 민주노동당은 2곳, 한나라당은 1곳에서 각각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지도가 오차범위 내에 있는 경합지역은 22곳이다.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투표 지지율은 열린우리당 46.6%, 한나라당 18.8%, 민주노동당 8.0%, 민주당 3.3% 등의 순이었다. 이를 근거로 비례대표 의석을 산출할 경우 전체 56석 가운데 △열린우리당 34석 △한나라당 14석 △민주노동당 6석 △민주당이 2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전국조사의 경우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며, 지역구별 유권자 500명 이상씩을 조사한 100개 관심 지역구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이다.

◇박근혜 효과 나타나나= 열린우리당의 일방적 독주가 예상되던 4.15총선 판도에 조정 조짐이 나타나는 것은 한나라당의 '박근혜(朴槿惠) 대표 효과'가 대구-경북(TK)지역을 중심으로 위력을 발휘하고, '거대 여당 출현에 대한 견제 심리'도 만만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지지도가 50%에 육박하고 있어 거여(巨與) 출현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열린우리당의 TK지역 '당선 가능성'이 9.8%로,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처음으로 10% 밑으로 떨어졌다. 반면 한나라당의 '당선 가능성'은 46.4%로 24일의 37.1%에 이어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부산-울산-경남지역의 경우, '지지할 후보의 소속 정당' 조사에선 열린우리당(43.0%)이 한나라당(22.6%)을 크게 앞섰으나 '당선 가능성'은 한나라당이 33.1%, 열린우리당이 30.2%였다. 24일 조사의 이 지역 당선 가능성은 열린우리당 30.9%, 한나라당 26.7%였다.

박근혜 대표의 역할 수행에 대해서도 '잘함'(49.7%)이 '잘못함'(16.5%)보다 훨씬 많았다. 한나라당 지지자들 가운데선 '잘함'(73.2%)이 '잘못함'(4.9%)을 압도했다.

◇탄핵 심판론 흥분 줄어=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한 부정적 여론(잘못한 일이다 74.7%)과 '탄핵안을 가결한 거대 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의견(공감한다 66.9%)은 여전히 높지만, 여론의 흥분은 다소 진정되는 양상이다.

이번 조사에서 '야당이 탄핵을 철회해야 한다'(45.6%)와 '그럴 필요 없다'(43.2%)가 비슷했다. 24일

조사에선 '탄핵 철회' 주장(50.4%)이 '불필요' 주장(37.2%)보다 13.2%포인트 높았던 것과 비교할 때 헌법재판소의 심리를 기다리자는 의견이 점차 많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야당이 주장하는 '거여 독주 견제론'에 대해 '공감한다'는 대답은 서울(60.5%) 부산-울산-경남(59.8%) 충청(59.6%) 등이 전국 평균(56.9%)보다 높았다. 그러나 한나라당 지지자(68.8%)나 민주당 지지자(58.8%)뿐만 아니라 열린우리당 지지자(59.3%)도 '공감한다'고 밝혀 '거여 견제론'이 실제 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열린우리당 압승 가능성 여전=100개 조사 대상 지역 중 오차 범위(±4.4%) 이상 앞서는 1위는 75명(75.0%), 당선 가능성 우세지역은 51곳이나 됐다.

실제로 지역구(243개) 선거에서 반타작(122개)만 해도 비례대표 예상 의석(약 34석)과 합쳐 과반 의석(150석)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디지털 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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