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뒤 이재민 정상 생활 3년 뒤엔 새로운 원촨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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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대지진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중국 쓰촨(四川)성에 댐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다. 중국 수자원부는 25일 쓰촨성의 69개 댐이 붕괴할 위험에 처해 있으며 310개 댐 역시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발표했다. 베이촨(北川) 인근 탕자산(唐家山)의 언색호는 이날 내린 비로 오후 1시까지 수심 723m를 기록, 제방 최고 높이인 752m에 불과 19m를 남겨 두고 있어 중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한편 이날 청두(成都)에서 북서쪽으로 약 250㎞ 떨어진 칭촨(靑川)현에서 규모 6.4의 강력한 여진이 발생해 최소 1명이 숨지고 400여 명이 다쳤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이날까지 지진으로 6만2664명이 사망했고, 확인된 실종자는 2만3775명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대지진 사망자는 8만여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부상자는 35만2290명, 지진 피해자는 총 4550만9241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24일 대지진의 한복판인 원촨(汶川)현 잉슈(映秀) 마을에서 빠른 지진 극복을 촉구했다고 관영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다. 원 총리는 자신을 ‘국무원 산하 지진 대항·재해 구조를 위한 총지휘부의 총지휘’라고 소개했다. 원 총리 옆엔 당일 현장을 방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서 있었다. 원 총리는 “3개월 뒤에 다시 취재 오기 바란다. 그땐 이재민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어 “3년 뒤에 또 한번 취재 오기 바란다. 그땐 새롭게 태어난 원촨을 보게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원 총리는 지진 피해 지역에서 전염병이 발생한다면 공개적으로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SARS) 발생 당시 사실을 은폐했던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는 극복해야 할 세 가지 난제로 방역, 언색호(堰塞湖) 관리, 천막을 꼽았다. 지진으로 인한 산사태로 생긴 자연 호수인 언색호 33개가 붕괴할 경우 지진 못지 않은 수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자회견 후 원 총리는 반 총장의 손을 잡은 뒤 “재난 현장에서 반 총장을 만난 것은 각별한 인연”이라며 “중국 정부와 인민을 대표해 깊은 사의를 표한다”고 인사했다. 반 총장은 “중국 정부와 지도자들이 보여준 신속한 지진구조와 복구 사업은 국제사회에 깊은 감동과 힘을 주었다”고 화답했다.

베이징= 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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