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을 꼽은 이유가 종교가 아니라 국제 정치적 이유라는 점이 특이하다. 응답자들은 지난 4반세기 사이 가장 큰 사건인 사회주의권 몰락에 교황이 가장 핵심적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고르바초프가 둘째로 꼽힌 것도 같은 이유다. 고르바초프보다 교황 역할이 더 크다는 평가는 "고르바초프는 본인이 사회주의의 몰락을 원치 않았지만 교황에게 끌려왔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고르바초프는 사회주의 개혁을 원했지만 교황은 사회주의가 치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대처 여사는 영국병을 고친 공을 인정받았다. 넷째는 노르웨이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환경운동가인 그로 할렘 브룬트란트. 다섯째는 독일 통일을 이룬 헬무트 콜 전 총리. 여섯째는 월드와이드웹(WWW)을 만든 영국의 컴퓨터 과학자 팀 버너스리. 일곱째는 유럽시장 단일화를 이룬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출신 프랑스 정치인 자크 들로르다.
런던=오병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