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대통령 선거, 뜨거운 3파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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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호 26면

제36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26일 오전 11시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다.

 후보는 이연택(72) 전 체육회장, 김정행(65) 용인대 총장, 이승국(62) 한국체육대 총장 등 3명. 선거는 대한체육회 54개 가맹 경기단체 중 우슈를 제외한 53개 단체에서 추천된 대의원들의 직접 투표로 치러진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 간 결선 투표로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새 체육회장의 임기는 4월 28일 사퇴한 김정길 전 회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 2월까지다.

 후보들 모두 화끈한 공약을 내걸지 못했고, 쟁점이 분명하지도 않다. 그러나 선거 자체는 흥미롭고 결과도 예측하기 어렵다. 선거 흐름은 두 가지로 예상된다. 첫째는 김정행·이승국 등 현직 대학총장의 맞대결, 둘째는 두 차례 장관을 지낸 이연택 전 회장의 독주.

 이 전 회장의 독주를 예상하는 이유는 풍부한 경험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은 체육회장, 2002년 월드컵 조직위원장을 거쳤다. 전체 53명의 경기단체장 가운데 40여 명이 이 전 회장이 체육회장으로 일할 때 협회장을 맡았다. 그래서 고정 표가 많으리라는 예상이 나온다. 하지만 ‘흘러간 인물’이라는 평가가 사뭇 부담스럽다.

 총장 간 대결을 예상하는 이유는 현실적이다. 새 체육회장이 일할 시간은 9개월에 불과하다. 따로 공약을 내걸어 추진할 수 있는 일이 사실상 없다. 큰 공약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을 받기 쉽다. 베이징 올림픽 참가가 가장 큰 임무에 속한다. 더구나 두 총장은 교육가인 동시에 줄곧 일선에서 일해 온 현장 체육인이다.

 오랫동안 체육계에 몸담은 김정행 총장은 폭넓은 인맥을 자랑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포항 출신이라는 점은 이번 선거에서 매우 유리하리라는 전망을 낳는다. 김 총장 주변에서는 “당선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고 낙관한다. 김 총장은 ‘뼛속까지 유도인’이다. 유도계에서 절대권력을 행사하는 용인대 출신 인사들이 김 총장의 든든한 배경이다.

 이승국 총장은 새 체육회장의 임무를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선전으로 한정할 경우 가장 경쟁력이 있다. 한국체육대는 1984년 이후 열린 역대 올림픽에서 무려 17명의 금메달리스트를 포함, 51명의 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한국이 딴 메달의 31%다. 용인대는 16%(금 4, 총 27개). 하지만 ‘잔여 임기의 원만한 수행’이라는 이 총장의 공약이 너무 평범하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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