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빈 기자]
전날 대국민 담화와 관련, “구체적 후속 조치가 없다”는 비판을 일부 인정하면서 공직자의 노력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여러분은 농촌에 있어 FTA로 인해 지역에서 어려운 점이 있겠으나 다른 정치인들보다는 더 이해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인기 없는 정책은 안 하면 되지만 그러면 먼 훗날 살아갈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머리띠 두르고 허리띠 조르고 할 수밖에…”라고 비준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또 “중앙정부 있는 사람들은 목도 뻣뻣하고 허리도 뻣뻣하고…”라면서 “공직사회는 많은 변화를 가져와야 하고 여러분이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찬 간담회엔 전국 기초단체장 23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지역 다니면서 보면 여러분 참 열심히 한다. 표를 얻으려면 열심히 하기는 해야 하겠지만…”이라고 농담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했다.
◇“정무수석만 정무하는 게 아니다”=이 대통령은 최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무수석만 정무를 하는 게 아니다. 청와대의 모든 수석이 정무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주요 정책이 국민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에 대해 사전은 물론 진행 과정, 사후까지 담당 분야의 수석들이 꼼꼼히 챙겨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쇠고기 파문 대처와 여야 영수회담 과정에서 청와대 정무기능이 사실상 실종됐다는 비판 속에서 나온 것이다. 청와대 내에선 “이 대통령이 ‘5월 임시국회는 도대체 왜 열었느냐’고 정무 쪽을 몇 차례 질책한 데 이어 모든 수석에게 정무적 기능을 갖춰 달라고 주문했다”며 “정부와 국민, 부처 간 정보 불통이 사태를 악화시킨 요인으로 보고 소통의 정치로 문제를 풀어가려는 맥락”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글=최상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