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Z 시비’ 한·일 한때 해상 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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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경남 통영시 홍도 남동쪽 해상에서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부산 선적 97세진호가 일본 순시선에 억류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97세진호를 사이에 두고 일본 순시선(오른쪽 3척)과 해경경비정(왼쪽)이 대치하고 있다. [부산해경 제공]

한국 어선의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침범 여부를 놓고 양국 경비정 9척이 해상에서 7시간 동안 대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부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16일 오후 1시35분부터 경남 홍도 남쪽 17마일 해상에서 부산 선적 쌍끌이 저인망 어선 97세진호(134t)와 98세진호의 일본 EEZ 침범 여부를 둘러싸고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순시선 4척과 한국 경비정 5척이 대치하기 시작했다.

해경은 구난 무선국으로부터 이날 오전 11시55분쯤 “일본 해상보안청 경비정에 쫓기고 있다”는 97세진호 선장 김모(48)씨의 연락을 받고 1500t급 경비정을 현장으로 급파했었다.

일본 경비정이 우리 어선에 도착한 시간은 이날 오후 1시쯤. 35분 뒤 우리 경비정이 도착하면서 양측 경비정의 대치가 시작됐다. 한국 해경의 조사관 4명과 통역관 1명이 해경 헬기를 타고 현장에 도착했고 일본 해상보안청 직원 10여 명이 97세진호에 올라타면서 합동조사가 시작됐다.

일본 측은 레이더 영상자료를 제시하며 “97세진호가 일본 측 EEZ를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일 간의 합동조사 결과 97세진호의 GPS상에 나타난 항적자료에 EEZ를 침범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고, 일본 측이 이를 인정한 뒤 대치를 풀었다. 부산해경은 97세진호가 귀항하는 대로 불법조업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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