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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대만 정상회담 열릴까-中 제의배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중국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의 중-대만 정상회담 제의는 대만카드로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에 대한 경고와 의지표명 측면이 강하다. 이는 정상회담 제의가 시기적으로 장주석의 미국 방문(21~28일)을 목전에 둔 시점이라는 점과 특히 내용이나 형식면에서 전혀 새로운 제의가 없다는 사실이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제안은 장주석이 지난 1월31일 「조국평화통일에 관한 8가지 주장」(江8條)을 통해 양안간 지도자회담을 제의한 내용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장주석은 당시 『평화통일 협의를 위해 대만지도자들이 적절한 신분으로 방문하는 것을 환영 하며 대만측초청에 의해 대만에서 국사를 공동 논의할 준비가 돼있다』고 천명한바 있다.
또 천젠(陳健)중국외교부대변인이 17일『양안간 정상회담은「하나의 중국」이란 원칙 아래 개최돼야 한다는 게 중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정상회담은 대만이 분리주의적인 행동을 중단할때까지 불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같은 맥 락에서 해설될수 있다.그러나 문제는 장주석이 미국 방문을 앞둔 시점에서 미언론과의 회견을 통해 양안간 정상회담을 거론한 의도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리덩후이(李登輝)총통 방미로 뒤틀려진양국간 입장을 조율하는데 있다.
따라서 장주석으로서는 정상회담의 최대 핫이슈인 대만문제에 대해 이니셔티브를 가지려 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다시 말해 대만에 정상회담을 제의한 배경에는 대만문제가 어디까지나 중국 내정인 만큼 미국등 서방국들이 간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과,중국도 대만과의 평화통일을 위해 정상회담을 할 채비가 돼 있다는 정치적 의지를 보여주려 했다는 분석 이다.눈에 띄는 대목은 장주석이 자신의 대화 카운터파트로 리총통을 직접 거명했다는 점이다.리총통 방미 이후 『역사의 쓰레기』라는 인신공격과 함께 리총통의 정치적 도태를 촉구했던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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