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제철] 연평도 봄 꽃게, 씨알 굵고 살 꽉 차 … 어획량도 작년의 2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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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연평도 꽃게는 메밀꽃 필 때와 벼 벨 때 맛이 최고라고 전해온다. 그중에서도 산란기(6∼7월) 이전의 봄 꽃게를 더 쳐준다. 요즘 연평 해역을 중심으로 한 인천 앞바다에서는 꽃게잡이가 제철을 맞았다. 지난해보다 어획량이 2배 이상 늘어난 데다 씨알도 굵어 꽃게잡이 배들마다 신바람이 났다.

백령도 근해에서 꽃게를 잡는 광양호(69t) 선장 정광욱(60)씨는 “지난해에는 봄 잡이 석 달 동안 3억원에 그쳤으나 올해는 한 달 남짓 만에 4억5000만원어치를 잡아 올렸다”고 말했다. 연평 해역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꽃게가 점차 자취를 감추기 시작, 지난해 봄까지 급감했다 지난가을부터 어획량이 되살아나고 있다.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을 차단하고, 꽃게 치어 방류 등 어족자원 보호에 힘써 온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최근 4∼5년간 어민들의 애를 태웠던 꽃게가 돌아오자 올해 처음으로 ‘꽃게 축제’도 열린다. 인천자망협회 주관으로 10일부터 12일까지 인천 연안부두 수협공판장 일대에서 진행된다.

이 기간엔 꽃게 직거래 장터가 개설돼 연평 해역에서 잡아 올린 꽃게를 시중가에 비해 10∼20% 싸게 판다. 요즘 꽃게 가격은 1㎏ 암게가 3만5000원, 수게가 2만5000원 선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고 한다. 첫날인 10일 오후 1시부터는 선착순으로 1000명에게 꽃게찜을 1마리씩 나눠주기도 한다. 직거래 장터 주변에서는 노래자랑, 수산물 즉석경매, 7080 콘서트 등의 볼거리 행사들도 펼쳐진다.

알이 꽉 찬 봄 꽃게는 간장게장을 담기에 제격이다. 그 때문에 암게가 수게보다 9000∼1만원 정도 비싸다. 반면 가을 꽃게는 9월께 수게가 더 비쌌다가 10월부터는 값이 비슷해진다. ‘밥도둑’으로 불리는 간장게장 외에도 꽃게찜·꽃게탕·꽃게무침·꽃게죽 등의 다양한 요리가 있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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