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관 역도 64Kg급 인상서 한국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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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체전 6일째인 6일 낮12시16분.
특유의 기합을 짧게 내뱉으며 「신기록 제조기」전병관(28.전북)은 또 하나의 한국기록을 추가했다.
인상 1백40㎏(64㎏급).지난 7월 부산 아시아역도선수권에서 자신이 수립한 1백37.5㎏을 3개월만에 2.5㎏ 늘리며 단 한개의 한국기록도 내지 못하던 제76회 경북체전의 「기록갈증」을 말끔히 해소했다.
어느 대회건 전병관의 경기순서는 항상 맨 마지막이다.
1차시기 신청중량 자체가 다른 선수들보다 수십㎏씩이나 무겁기때문.경기순서상 가장 꼴찌인 전병관의 기록경신을 기다리면서 클라이맥스를 향해 치닫게된다.
그리고 전병관은 태극마크를 단 84년 이후 11년간 거의 매경기에서 기록경신을 되풀이하며 여기에 화답했다.
서울올림픽(88년)2위,바르셀로나올림픽(92년)1위,아시안게임 2연패(90,94년)등에 이어 그가 내년 애틀랜타올림픽을 노리는 것도 이같은 클라이맥스의 연장이다.진안 마령중 1학년때부터 바벨과 씨름한 그의 선수경력을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로 장식하고 싶은 것이다.
이는 단순한 욕심이 아니다.전병관은 올림픽에 59㎏급으로 출전한다. 이 체급 라이벌인 불가리아 페살로프의 기록은 인상.용상 합계 3백5㎏.전병관이 6일 기록한 합계 3백10㎏만 유지하면 금메달은 떼어논 당상이나 마찬가지다.이번 체전을 「기록테스트」삼아 오는 11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세계역도선 수권대회에서 그는 페살로프와 올림픽 전초전을 갖는다.
전병관은 선수생활의 고비가 올 때마다 아버지를 생각한다.86년 아시안게임에서 실패했을 때와 최근 3년여의 슬럼프동안엔 아예 바벨을 놓고 싶을 지경이었다고 털어놓는다.
시합 직전의 긴장은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바벨」이다.
그러나 농부인 부친 전덕권(53.전북진안군)씨가 땅을 대해온것처럼 최선을 다해 바벨을 대하는 것은 그의 천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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