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심슨평결 순간 百억弗 잃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OJ심슨의 배심원 평결이 발표되는 순간, 미국전체가 일손을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10월4일 오전10시(美로스앤젤레스 시간)를 전후로 모든 사람이 TV와 라디오 앞에 몰려드는바람에 일체의 업무가 정지됐다.
한 경제학자는 이로 인한 미국경제의 손실이 무려 1백억달러에달한다고 추산했다.전체 근로자의 10%가 이날 평결발표 때문에10분정도 일손을 놓았거나 이에 관한 잡담을 나눴을 것을 가정해서 계산해 낸 수치다.경제활동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미국내 장거리전화 사용량을 보면 AT&T의 경우 오전10시5분~10시10분 사이에는 무려 58%가 줄었다.또다른 장거리전화회사인 MCI의 한 관계자는『마치 세계가 10분간 정지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케네디대통령의 암 살사건 때에 버금가는 현상이었다고 한다.비행기 안에 설치된 전화인 GTE 에어폰 사용량은오전10시와 11시 사이에 50%나 증가했다.3만5천피트 상공에서도 심슨재판 결과가 무척이나 궁금했던 모양이다.
뉴욕증권시장의 주식거래인들도 거래는 제쳐두고 평결발표 중계방송에 몰려들었다.낮12시쯤에 3천만주를 넘었던 거래량이 오후1시이후 절반수준으로 뚝 떨어졌다.심지어 애틀랜타의 하츠필드 국제공항에서는 항공기 승무원이고 승객이고 할것 없이 대합실의 TV를 지켜보느라 비행기 출발시간을 늦추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유에스에이 투데이紙는 랜스 이토판사가 평결 발표시각을 퇴근 시간 이후로 잡았더라면 이처럼 엄청난 경제적 손실은 초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