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회장이 마이크 잡고 채용설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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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7일 오후 서울대에서 열린 두산그룹 채용 설명회. 마이크를 잡고 회사 설명에 나선 이가 자신을 소개하자 자리를 가득 메우고 통로에까지 선 300여 학생이 술렁거렸다. 박용만(53·사진)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었다. 대기업 오너가 채용설명회 일선에 나선 건 이례적이다.

그는 이날 두 시간 동안 특유의 달변으로 두산의 글로벌 전략을 소개하고 유머 넘치는 질의·응답까지 선보여 학생들의 박수가 자주 나왔다. “우리 꿈을 실현하는 최대의 자산은 인재라는 게 우리의 생각입니다. 여러분에게 회사를 제대로 알리고 싶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 원칙을 지키는 사람, 유연한 사고로 혁신을 주도하는 사람, 글로벌 역량으로 도약을 이끄는 사람은 우리와 함께 갑시다.”

박 회장이 채용설명회 무대에 나온 건 3년 만이다. 2004년과 2005년에 한 차례씩이었다. 인재 확보는 요즘 기업들의 화두지만 그의 인재관은 유별나다. 평소 ‘2G(Growth of people, Growth of business)’ 전략을 강조한다. 사람의 발전이 기업의 성장을 이끈다는 뜻이다. 초대형 국제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켜 ‘M&A 귀재’로 통하는 그가 인수 기업을 검토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우수 인재가 얼마나 많은지7다. “인재는 모든 투자의 최우선이다.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인재 양성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두산은 이날 CEO들이 나서 4개 대학에서 동시에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박 회장 외에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이 연세대, 최승철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이 고려대, 김용성 두산인프라코어 사장이 한양대에서 뛰었다.

두산은 상반기 신입사원 200명을 포함해 연내 1600여 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12일까지 ‘커리어 두산 닷컴’(http://career.doosan.com) 에서 원서를 접수한다. 6월 말 최종합격자 발표 예정. 

이재훈·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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