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기부 잘하는 기업이 장수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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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기업은 경영을 잘해서 높은 수익을 내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하지만 '기업 시민'으로서 지역사회에도 공헌해야 합니다. 기업이 공동체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영속하기 어렵습니다."

세계 최대의 모금 기구인 세계공동모금회(UWI)를 이끌고 있는 크리스틴 제임스 브라운(51) 회장이 한국을 찾았다. 올해 초 회장으로 선출된 그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중국.싱가포르 등의 회원 단체를 순방하는 길이다.

브라운 회장은 로버트 배건 전 회장과 함께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소속의 최고경영자 40여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기업의 기부와 경영 전략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기업은 소비자에게 좋은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합니다. 그래야 지역 사회에 대한 기반이 넓어지고 우수한 인재를 유치할 수 있습니다. '의미있는 일'에 기부를 잘하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이익을 얻게 됩니다."

그는 다국적 기업이 남미.동남아의 교육 사업을 지원하고 재해 지역에 대한 기부를 통해 좋은 성과를 얻은 사례를 들었다. 세계공동모금회는 효율적인 기부금의 모금.배분.국제 협력을 위해 설립된 기구다. 미국에서 시작한 공동모금 제도를 국제적으로 확대해 1974년 설립됐으며, 현재 영국.일본.중국 등 전세계 43개국 3만여개의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2001년 회원국의 전체 모금 액수가 5조2000억원에 달했으며, 지진.홍수.태풍 등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한 국가에 대한 국제적인 지원을 주도해왔다. 한국은 12개 국가로 구성된 이사회의 멤버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회원 단체로 참가하고 있다.

브라운 회장은 "언론은 모금 단체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기관"이라며 "모금 단계는 물론 자금 지원 방법과 그 결과를 집중 조명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 럿거스대를 졸업하고 77년부터 미 펜실베이니아주 공동모금회 지회장을 역임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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