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판 '호접지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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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장자는 꿈에 나비가 되었다.

날개를 펄럭이며 꽃 사이를 즐겁게 날아다녔다. 너무도 기분이 좋아서 자신이 장자인지도 몰랐다.그러다 불현 듯 꿈에서 깨었다. 깨고 보니 자신은 나비가 아니라 장자가 아닌가?

장자는 생각에 잠겼다.

아까 꿈에 나비가 되었을 때는 나는 내가 장자인지 몰랐다. 지금 꿈에서 깨고 보니 나는 분명 장자가 아닌가?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정말 장자인가, 아니면 나비가 꿈에서 장자가 된 것인가?

지금의 나는 과연 진정한 나인가? 아니면 나비가 나로 변한 것인가? 장자의 호접지몽처럼 가끔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허우적댈때가 있다. 정답은 없다. 현실에서든, 꿈에서든 스스로 행복할 수 있다면 여기가 어디든, 내가 무엇이든 무슨 상관이랴. 조금 더 갖고, 조금 더 큰 집을 사고, 조금 더 높은 직위에 오르고, 조금 더 이쁘고... 오늘도 '남보다 조금 더~' 잘살기 위해 아둥바둥 사는 우리네 삶의 모습이 올바른 것일까. 또 바쁘게 한주의 반을 보낸 수요일. 21세기판 '호접지몽' 동영상을 보며 나와 나의 삶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는 여유를 가져보자. 나는 어디쯤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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