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바이러스 확산 25명 사망 … 중국 “사스 수준의 비상 대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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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장 바이러스(EV71)가 계속 확산하고 있다. 5일 홍콩 문회보(文匯報) 등에 따르면 3월 초 안후이(安徽)성에서 환자가 발생한 이후 두 달여 만에 부근 산시(陝西)성과 후베이(湖北)성을 거쳐 홍콩과 마카오에서도 환자가 발생했다. 감염자만 5000여 명에 가깝고 사망자도 25명이나 나왔다. 장 바이러스는 감염되면 고열증세와 함께 손·다리·입 주변에 발진현상이 일어나 ‘수족구(手足口)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주로 여름철에 면역력이 약한 5세 이하 유아나 영아에게 많이 발병한다. 성인은 감염돼도 대부분 발병이 안 되지만 호흡기 등을 통해 전염성은 매우 강하다.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안후이성 푸양(阜陽)에선 지금까지 3736명이 감염돼 22명이 숨졌다. 현재 치료 중인 42명도 생명이 위험한 상태다. 환자는 대부분 5세 이하 어린이들이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전염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한 달여 동안 산시성에서는 137명이 감염됐다. 이 중 89명은 지난 1일 이후 3일 만에 감염된 환자들이다. 광둥(廣東)성 포산(佛山)에서는 지난달 25일과 2일 한 살 된 아이가 장 바이러스로 사망했다. 포산 부근에서는 4일 또 다른 어린이가 감염돼 숨졌다. 마카오에서는 최근 탁아소 한 곳에서 7명의 어린이가 한꺼번에 장 바이러스에 감염돼 치료를 받고 있다.

중국 위생부는 이번 사태를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로 보고 대처하고 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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