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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모토 사령탑의 일본자민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일본 자민당은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 통산상을 새 총재로 선출함으로써 2년이상 끌어 온 당내 과도체제에 종지부를 찍었다.93년 자민당 1당지배체제가 무너진뒤 수세(守勢)로 일관했던 자민당은 강력한 이미지의 하시모토 총재를 내 세워 다음 총선거에서 승리,단독집권의 영화를 되살리겠다는 태세다.
한국으로서는 야스쿠니(靖國)신사에 단골로 참배할 정도로 보수색채가 강한 하시모토총재가 과거사 문제등에 앞으로 어떤 태도를보일지가 관심거리다.온건파로 분류되는 고노 요헤이(河野洋平)前총재는 비록 내용은 미흡하나마 전후 50년 국회 결의를 이끌어내는등 온건파로서의 궤도를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했기 때문이다.
이번 총재 선거에서 자민당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前우정상을 뛰어들게 해 하시모토와 정책대결을 벌여 어느정도 對국민 홍보효과를 거뒀다.보수야당인 신진당이 당수(黨首)경선을 추진하고 지방조직 정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만 보아 도 알 수 있다.양대 보수정당 사이에 낀 사회당도 이대로 가면 다음 중의원 선거에서 패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속에 신당으로의 탈바꿈 작업에 여념이 없다.
하시모토 신임 총재는 현재의 자민당이 단독정권을 구성할 능력(의석수)이 없기 때문에 연립정권의 틀을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그러나 판세가 유리해지면 언제든지 연립구도를 깰 태세여서 연립 현정권의 붕괴와 총선거가 의외로 빨라질 수도 있다.
하시모토 총재는 차세대 그룹의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가토고이치(加藤紘一)정조회장을 당내 2위 서열인 간사장에 임명할 예정이다.하시모토-가토라는 「상품성 높은」새로운 체제로 선거에임한다는 전략이다.그동안 北日간 교섭을 주도해 온 가토의 당내위치가 강화될 경우 자민당 주도의 북일 수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침체에 빠진 경제재건을 위한 대책으로 하시모토는 평소 『적자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경기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적극 입장을 취해 왔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하시모토가 발표한 「경제재건 시나리오」는앞으로 5년동안 경기부양책과 규제완화를 과감히 실천하겠다는 내용이어서,재계는 물론 국민들도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東京=盧在賢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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