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일류한국의일류>1.삼성전자 日NEC兩社경영비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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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일본전기(NEC)는 여러모로 삼성전자의 반면(反面)교사다.
정보통신시대의 개막을 어느 기업보다 먼저 예감했고 이를 위해과감한 설비및 연구투자에 나서 이 분야에서 세계 초일류로 우뚝섰다는 점이다.
NEC가 오늘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무엇보다 C&C(Computer & Communication)라는 기업의 핵심역량이 단단히 한몫을 했다.
77년 당시 고바야시 사장은 전자와 컴퓨터가 융합되는 고도의정보화시대에 대비해 사업계획.기술개발및 생산체제.투자전략등 기업의 모든 역량이 이에 맞춰져야 한다며 C&C개념을 선언했다.
컴퓨터가 인간의 두뇌라면 통신은 신경조직이라는 것으로 당시만 해도 꿈같은 얘기였다.
하지만 NEC는 이때부터 반도체.컴퓨터 분야의 인재양성과 기술개발은 물론 과감한 투자라는 승부수를 던진다.
그 결과 반도체의 대표격인 초집적회로(LSI) 시대가 열린 80년대 들면서 세계반도체업계의 선두 대열에 오른다.
85년부터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社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 다음 92년 미국 인텔社에 1위 자리를 빼앗기기까지 7년간 수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최근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추월과 D램 분야에서의 한국의 추격 등으로 거센 협공을 받고 있다.특히 소프트웨어 인력및 기술부족에다 컴퓨터 시스템의 표준화라는 세계적 추세를 읽지 못해 마이크로 프로세서분야 등 에서 실패를겪는다. NEC에는 1위 탈환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설정된 셈.
가네코 히사시 NEC사장은 『기업간 경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면서 『D램과 액정소자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세계화작업을 가속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NEC가 특히 힘을 집중시키는 사업은 실리콘 칩 1개로 하나의 컴퓨터시스템을 움직일 수 있는 차세대 칩 개발이다.마이크로프로세서.메모리.非메모리가 한데 모아진 최첨단 칩을 말한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반도체에서 욱일승천(旭日昇天)의 기세로발전하고 있다.후발주자지만 D램등 메모리 전체분야에서 2년 연속 1위등 메모리를 중심으로 커나가고 있다.
이처럼 세계 초일류를 넘보게 된 것은 무엇보다 지난 83년 故이병철(李秉喆)회장이 정보통신분야가 미래산업사회를 주도할 주력업종이라는 판단 아래 과감하게 반도체분야에 뛰어드는 결정을 내린데서 비롯됐다는 게 강영기(姜永起)삼성경제연구 소 전자정보산업실장의 지적이다.
초창기 위험과 불황속에서도 무모할 정도의 과감한 투자가 오늘날 삼성전자의 밑바탕을 마련했다.모자라는 기술은 재미(在美)과학자 스카우트와 「하면 된다(can-do-sprit)」는 한국인 특유의 악바리 정신으로 해결해냈다.94년 25 6메가D램의세계최초개발등 지금은 기술력에서도 점차 세계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윤우(李潤雨)부사장은 『2000년 「5-5(메모리 對 非메모리의 비중)」및「톱 5(세계 5위진입)전략아래 인력개발및 기술연구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며 의욕적인 공격경영을 펴고 있다.
그러나 삼성에도 문제가 없는 게 아니다.반도체중 D램 특정분야에 집중돼있다는 점이다.D램 분야는 대만이 97년부터는 현재의 삼성 규모로 16메가D램 생산에 나서는등 추격이 예상된다.
또 하드웨어 기술에만 집중돼있어 점차 반도체 전분야에서 비중이 커지고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에선 많이 달린다는 점도 문제다.더욱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등 인력확보 문제에다 반도체장비 산업이 걸음마 단계에 있는등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인프라여건도 좋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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