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메조소프라노 여왕 체칠리아 바르톨리.제니퍼 라모레로 압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차세대 세계 성악계를 이끌어갈 메조소프라노는 과연 누구일까.
크리스타 루드비히(67)와 아그네스 발차(51)이후 뚜렷한 슈퍼스타를 배출해 내지 못한 세계 메조소프라노계의 패권은 체칠리아 바르톨리(28)와 제니퍼 라모레(36)두 사람으로 압축되고 있다.
올 가을 새 음반 출시와 메트로 폴리탄 오페라무대로 격돌하는이 두 사람은 나이,데뷔연도에서 차이가 나는 것을 빼놓고는 뛰어난 가창력과 미모에서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 정도다.
성악가 부모 아래서 자라난 바르톨리는 이미 9세때인 76년 로마에서 『토스카』의 목동 역으로 데뷔했다.반면 라모레는 지난86년 니스 오페라극장에서 『티토왕의 자비』중 세스토역으로 세계무대에 등장했다.
체칠리아 바르톨리는 이탈리아 로마 태생이지만 웨일스 출신의 바리톤 브라인 터펠과 함께 영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젊은 성악가다. 영국 데카 레이블의 전속 아티스트로 로시니의 『세빌리아의이발사』,로시니의 아리아.가곡집 등의 음반을 내놓았다.
그녀는 92년 『타임』지의 「최고의 레코딩 아티스트」로 선정된 데 이어 94년 그래미상을 수상하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다. 바르톨리는 9월초 새앨범 『자화상(Portrait)』의 출시와 함께 내년 2월 메트로폴리탄 데뷔를 앞두고 있다.
『자화상』은 모차르트.로시니의 오페라 중 유명아리아들로 꾸며져 있는 앨범.
새 앨범 출시와 동시에 시작되는 그녀의 미국순회 공연은 17일 샌디에이고를 출발,3월 24일 뉴욕 카네기홀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뒤늦게 바르톨리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제니퍼 라모레는 미국애틀랜타 태생으로 웨스트민스터 합창단 출신.
94년 텔덱 레이블과 전속계약을 체결,로시니의 『신데렐라』『세빌리아의 이발사』,훔퍼딩크의 『헨젤과 그레텔』등의 레코딩을 내놓았다.
영국의 음반전문지 『그라모폰』이 『가장 감동적인 신데렐라』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그녀는 10월초 헨델의 아리아 『어디로 날아갈까』를 타이틀곡으로 내건 새 앨범을 선보인다.
출시에 앞서 텔덱 레이블측은 3곡이 수록된 홍보용 CD와 뮤직 비디오를 제작,배포했다.
연주에 참여한 스위스 로잔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로페스코보스는 라모레에 대해 『내가 15년동안 들어본 메조소프라노 중 가장 인상적인 목소리』라고 평했다.
이 두 사람의 최대 격전장은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뉴욕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오는 11월 라모레의 메트 출연에 이어 내년 2월 바르톨리가 메트 데뷔를 앞두고 있어 벌써부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라모레는 오는 12월 비제의 『카르멘』 레코딩을 통해 모차르트와 로시니에 국한된 바르톨리의 아성에 도전장을 낼 예정이다.
바르톨리의 미국시장 공략,라모레의 레퍼토리 확대와 함께 이 두 사람의 숙명적인 라이벌 관계는 점차 흥미를 더해갈 것으로 보인다. 李長職 本社음악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