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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품질·유지비… 레이저 프린트 꼼짝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그래픽 디자이너 정유진(37·프리랜서)씨는 얼마 전 자신의 사무실을 차렸다. 책상 하나 놓을 만한 자그마한 공간이다. 사무기기는 쉽게 장만했다. 원래 쓰던 매킨토시 컴퓨터에 HP 렌탈 프린트기를 갖다 놨다. 한 달 6만 원에 컬러·흑백 잉크 카트리지를 구매하니 오피스 잉크젯이 무료로 따라왔다. 1000장이 넘는 컬러 인쇄물도 거뜬히 해치울 뿐 아니라 색감이나 속도·유지비 측면도 대만족이다.

   오피스용 잉크젯 프린터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레이저 프린터에 비해 속도가 느리고 유지 비용이 비싸 한물 간 구닥다리로 취급 받던 잉크젯이 컬러 프린트의 장점은 그대로 유지한 채 인쇄속도와 품질 업그레이드를 선언하고 나섰다.
 
발명
   전기 신호가 가해지면 가느다란 노즐에서 잉크 방울이 빠르게 용지 위에 떨어진다. 이것이 바로 잉크젯 프린터의 분사 방식이다. 잉크젯 프린터의 출발은 195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 지멘스가 레일리(Rayleigh) 방식으로 잉크젯 기기의 특허를 냈고, 이는 아날로그 전기신호를 이용한 최초의 잉크젯 차트 기록기 ‘마이크로그래프(Micrograph)’의 개발로 이어졌다. 좀 더 정교한 성능을 보인 것은 1972년 졸탄의 비연속 분사방식으로 압전기(Piezoelectric) 소자를 사용한 잉크젯 프린터다. 이후 HP와 캐논은 열전사 방식의 ‘버블젯’을 독자적으로 발명, 잉크젯 프린터의 개발을 본격화했다.
 
진화
   1980년대 이후, 개인용 컴퓨터의 보급과 더불어 잉크젯 프린터의 발전도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선두주자 격인 HP와 캐논·엡손의 삼각 구도 안에서 핫 멜트(hot-melt) 방식의 데이터프로덕츠(Dataproducts)와 텍트로닉스(Tektronix) 또한 팽팽한 경쟁을 벌였다.
   상용화된 최초의 잉크젯 프린터는 HP의 데스크젯. 1988년 2월 출시된 이 제품은 해상도 300 dpi의 수준의 문서를 1분에 2 페이지 정도 출력했다. 단 흑백만 가능했다. 그러다 사진출력 기능을 강화한 ‘포토 프린터’와 복사·팩스·스캐너·프린터의 기

능이 합쳐진 ‘복합기’로 나뉘면서 단순한 문서 출력용이나 가정용 프린터에서 벗어났다.
   1996년 HP에서 출시한 최초의 복합기 ‘카피젯’은 당시만 해도 상당한 이슈였다. 컬러 잉크젯 프린터와 스캐너가 따로 판매되던 시기에 복합기의 등장이 놀랍기도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컬러 복사가 가능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포토 프린터’라는 명칭은 1998년 엡손이 처음 사용했고 2002년부터 제품이 국내에 들어왔다. 디지털 카메라와 프린터를 연결하는 첨단기술이 적용돼 카메라가 담은 순간의 컬러를 생생하게 재현한다. 출력한 사진의 품질도 거의 전문가 수준이다.
   인쇄 및 출력 기술의 발달이 정점에 이르자 무선랜 지원이 가능해졌다. 2003년 HP가 선보인 PSC 2510은 최초의 무선랜 지원 잉크젯 제품으로 케이블 없이 팩스와 복사·출력·스캔 파일의 전송이 가능하다. 최대 5대의 PC와 연결할 수 있다.

반란
   최근 출시되는 잉크젯은 속도와 유지비 측면에서 레이저 프린터를 능가한다. HP는 2005년, 잉크젯과 레이저 프린터의 장점을 결합한 ‘확장형 프린팅 기술’을 개발, 이전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속도·품질·안정성을 자랑하게 됐다. 문서출력 속도는 빨라지고 장당 출력 비용은 저렴해졌으며 출력 품질은 향상됐다.
   그 중 HP 오피스젯 프로 K5000과 L7000 시리즈는 각각 대량 업무 문서를 프린트하는 세계 최고속의 데스크톱 컬러 프린터와 복합기다. 업계 선도적 속도를 제공하면서 대부분의 다른 컬러 레이저 프린터에 비해 페이지 당 비용을 최고 30%까지 절감 한다. 특히 구입 가격이 다른 컬러 레이저 프린터보다 저렴해 소호(SOHO, 네트워크를 활용해 재택 근무가 가능한 작은 사무실 혹은 집)나 소규모 기업은 적은 비용으로 업무상 필요한 컬러 문서를 뛰어난 품질로 프린트할 수 있다.

Tip_프린터 선택시 고려할 점

1. 경제성
초기 비용 때문에 저렴한 기기를 선택했다가 만만찮은 유지비로 인해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유지비는 장당 출력비를 기준으로 삼으면 된다.
2. 출력 속도
컬러 레이저 프린터의 경우 흑백에 비해 컬러 출력의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는데 반해, 잉크젯 프린터는 최대 흑백 36ppm, 컬러 35ppm까지 지원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프린터의 경우엔 인쇄 데이터를 저장하는 버퍼 메모리의 용량이 커야 대기 시간이 짧다.
3. 오피스 환경 지원 여부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프린터의 경우, 네트워크 기능은 필수다. 같은 사양이라도 네트워크 기능의 유<2219>무에 따라 10만원 정도의 가격 차이가 난다. 또 대량 출력이 많으면 용지 교환을 자주 하지 않아도 되는 대용량 용지 공급함이 유리하다.
프린터 용어
*PPM(Printer per Minute): 분당 출력수, 숫자가 높을수록 출력 속도가 빠르다. ex) 흑백 12ppm→1분에 흑백 12장 출력.
*DPI(Dot per Inch): 인치당 점의 개수, 숫자가 높을수록 해상도가 높다. ex) 1200dpi→1인치에 1200개의 점을 인쇄.
*CPP(Cost per Page): 장당 인쇄 비용, 숫자가 낮을수록 경제적이다. ex) ccp30→장당 출력비가 30원.

잉크젯 프린터에 대한 오해와 진실

1. 유지비가 비싸다?
저용량의 잉크 카트리지와 잦은 교체로 인한 유지비 문제가 대폭 개선됐다. 잉크 카트리지는 대용량으로 바꾸고 반영구적인 분리형 헤드를 도입해 장당 출력비를 대폭 낮췄다. 동급 레이저 프린터 대비 컬러는 최고 30%, 흑백은 최고 25%까지 저렴한 모델도 있다.
2. 출력 속도가 느리다?
레이저 프린터보다 느리다는 말은 옛말이다. 심지어 동급 레이저 다기능 프린터보다 최고 2배 빠르다. 기존 가정용 잉크젯보다 넓은 프린트 헤드와 가벼운 용량 덕분에 빠른 분사 속도로 잉크를 뿜어낸다.
3. 인쇄 품질이 레이저만 못하다?
프린터 인쇄의 품질은 노즐의 밀도와 프린팅의 기술 그리고 잉크가 좌우한다. 최근 잉크젯프린터는 전문가급 품질의 뛰어난 노즐 밀도를 선보이고 잉크도 염료가 아닌 안료(도료나 화장품 따위를 만들거나 플라스틱 따위에 넣는 착색제)계열 잉크를 사용해 일반 용지에서의 번짐이 덜하다.

프리미엄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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