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요리 싼값에 드립니다" 호텔들 분점 설치 러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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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깔끔한 호텔 음식과 서비스를 호텔보다 싼 가격에 즐길 수 있는 호텔 음식점이 최근 호텔 바깥 여기저기에 생겨나고 있다.
호텔업계에서 「호텔 외식사업」으로 통하는 이들 음식점은 외식산업 붐을 타고 「질은 호텔식,가격은 만족 수준」이라는 모토로외식산업계를 맹렬하게 파고들고 있다.
호텔들이 최근 눈에 띄게 앞다퉈 자사 브랜드의 외식업체를 호텔 바깥에 운영하고 있는 것은 소비자 입맛의 고급화 추세와 함께 호텔 상품이 통하는 시장 여건이 충분히 성숙했기 때문이다.
주로 사무실가에 들어서고 있는 이들 호텔 체인 레스토랑은 최근 새로 개점한 업장으로 프라자호텔이 지난 6월 여의도에 문을연 일식당「고도부끼」,힐튼호텔이 7월 테헤란로 포스코빌딩에 개장한 4개 식당,쉐라톤워커힐호텔이 8월 역삼동 장은카드빌딩에서영업을 개시한 광둥(廣東)요리 전문점「금룡」등이다.
호텔 체인 레스토랑은 호텔 레스토랑과 동일한 메뉴를 보다 싼가격에 내놓고 있다.
이처럼 호텔 체인 레스토랑의 음식값이 싼 것은 우선 호텔 레스토랑이 각각 10%의 세금과 봉사료를 음식값에 붙이는 데 비해 세금 10%만 붙이거나 아예 세금과 봉사료를 없앤 채 운영되기 때문이다.
세금과 봉사료를 전혀 받지않는 호텔 체인 레스토랑은 조선호텔이 지난해 10월 문을 연 김포공항의 5개 식당과 세종호텔이 운영하고 있는 전자랜드의 일식당 「후지야」및 전우회관의 한식당「사임당」등이다.나머지 대부분의 체인 레스토랑은 10%의 세금만 붙이고 있다.
요컨대 체인 레스토랑이 세금 또는 봉사료를 자체 흡수하는 데다 판촉을 위해 저가의 메뉴를 선보여 같은 음식이라도 호텔보다10~50% 싼 가격에 호텔음식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호텔신라가 동방플라자에 운영중인 중식당 「도리」의 경우 쇠고기 탕수육 가격이 2만2천원인데 비해 호텔신라 중식당 「팔선」의 같은 메뉴 가격은 2만7천원이다.지난 8월 서울 역삼동에 출점한 워커힐호텔의 광둥요리 전문점 「금룡」은 호 텔에서 4만원하는 코스요리가 2만5천원에 제공되고 있다.
조선호텔의 1만2천원짜리 비빔밥이 김포공항 한식당에서는 6천6백원이고 세종호텔 후지야의 회덮밥이 1만4천원인데 비해 전자랜드의 후지야는 9천원을 받고 있다.여기에다 호텔 음식 가격에붙는 세금과 봉사료를 감안하면 가격차는 더욱 벌 어진다.
이들 체인 레스토랑은 또 고객층의 성격에 따라 소량의 1인분메뉴도 개발해 편의를 도모하기도 한다.
미도파백화점 서울 상계점에 중식당 「왕후」를 운영하고 있는 가든호텔은 쇼핑객들을 위해 탕수육과 라조기를 1인분씩 팔고 있다. 동방플라자 식당가 영업기획담당 지배인인 한동염(韓東琰.34)씨는 『호텔신라가 복합전문식당가 조성을 계획하고 있는 것을포함해 호텔 식당들의 호텔 밖 출점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내다봤다.
〈高昌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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