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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ter] 의원의 엉터리 외유와 숨기는 국회 직원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9호 02면

오병상 Chief Editor obsang@joongang.co.kr

지난달 9일자 Letter ‘국회의원이 진짜 좋은 이유’에서 가장 큰 이유로 ‘무책임’을 꼽았었죠. 오늘 5개 면(1, 6, 7, 8, 9면)에 걸쳐 심층보도한 국회의원들의 외유 실태를 보면 정말 그렇다는 확신이 듭니다.

취재 과정의 우스꽝스러웠던 일들만 간단히 언급하고 싶습니다. 8면 아래쪽 박스를 보시면 알겠지만 국회 사무처의 태도는 여러 모로 어처구니없었습니다. 엄연히 정보공개법과 대법원 판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무처에서 엉뚱한 소리를 해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처음엔 기자 1명이 취재를 시작했는데 나중엔 저희가 가동할 수 있는 기자들을 모두 사무처로 보내야 했습니다. 사무처에서 직원이 입회한 가운데서만 열람을 허용하고, 자신들의 업무에 방해된다며 일방적으로 열람시간을 제한하고, 노트북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 방대한 자료를 일일이 손으로 베껴야 했기 때문입니다. 관련된 해외 여행사 관계자와 해당 의원들에게 확인하는 절차까지 거쳤습니다.

국회의원들이 무책임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감시자가 없기 때문입니다. 행정부의 경우 부처별 자체 감사 위에 감사원이 지켜보고, 기초·광역 의회와 국회가 따집니다. 하지만 국회의 경우 자체 규정 외에 별다른 감시 장치가 없습니다. 의원들의 경우 선출직이기에 특히 그렇습니다. 선출직의 감시자는 국민이며 심판자는 유권자입니다. 중앙SUNDAY가 오랜 시간 많은 인력을 투입해 추적한 까닭은 의원들을 심판할 유권자들에게 정보를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의원들이 스스로 규정을 강화할 수 있도록 요구했으면 좋겠습니다.

다행히 일부 양심적인 의원들이 협조해 주셨습니다. 8면에 소개된 3명의 의원께 감사드립니다. 안타깝게도 3명 중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만 18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네요. 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 탄생에 공이 큰 실력자로 알려졌기에 기대가 큽니다.

다음으로 공을 들인 기사는 베이징올림픽과 관련된 Special Report입니다(16~21면). 30일이 올림픽 D-100입니다. 이번 주엔 올림픽과 관련된 기사가 온갖 미디어를 통해 쏟아질 겁니다. 마침 말썽 많은 성화도 오늘 서울에 도착해 봉송됩니다(14면). 중국이 압도적인 1등을 차지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중국 스포츠 스타들에게 주목했습니다.

올림픽과 관련돼 우려되는 점은 ‘중화 민족주의’ 열풍입니다(10면). 최근 인터넷에서 민족주의 특유의 공격성과 배타성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민족주의는 주변국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중국의 굴기(屈起)가 진정 화평(和平)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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