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책갈피] 지금 카드 긁어대는 당신의 노후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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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두 번째 서른 살
리 아이젠버그 지음,
김성미 옮김,
리더스북,
360쪽, 1만3000원

 대부분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남녀 중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의 비율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경제적 여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책 없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노후준비에 무관심하다. 은퇴 후 예상 소요자금이 얼마나 들지 계산해본 적도 없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대개 “지금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데 아직 한참 남은 은퇴 후까지 걱정할 겨를이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이 책은 은퇴 후 삶을 행복하게 살려면 두 가지 준비를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첫 번째는 은퇴 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짜는 것이다. 지금 사는 집에서 계속 살 것인지, 시간제라도 일자리를 구할 것인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주 구체적으로 짤 수는 없지만 계획이 있는 것과 없는 것과는 은퇴 후 삶의 질에 큰 차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자신의 마스터플랜에 따라 ‘숫자’를 설계하는 것이다. 은퇴에 대비해 마련한 자금을 남은 여생 동안 어떻게 관리하고 나눠 쓸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저자는 성공적인 노후 준비를 가로막는 가장 무서운 적은 ‘빚’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아무 생각 없이 카드를 그어대는 젊은이들에게 섬뜩한 경고를 하고 있다.

이 책은 또 적은 돈으로도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상당한 부를 축적하고도 행복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은퇴 후엔 삶의 속도를 적절히 저감하는 ‘다운시프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물질적인 면보다는 정서적 면을 충족해야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다운시프팅을 위해선 ^휴식·웃음의 가치를 알아야 하고 ^관심사를 나눌 친구가 필요하며 ^남에게 봉사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남성전문잡지 에스콰이어의 편집장을 지낸 기자 출신이다. 뉴욕타임스·포춘·머니 등 신문·잡지에 노후 설계 관련 글을 기고해왔다. 이 책은 아마존닷컴 1위에 오른 베스트셀러다. 뉴욕타임스는 “은퇴를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젊은이들마저 먼 미래의 인생을 설계하도록 이끄는 강력한 마력을 지닌 책”이라고 평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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