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얼음 빠르게 녹는다-노르웨이팀,美과학誌 연구결과게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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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남극대륙 주변의 얼음이 급속히 녹고 있다.당장 해수면의 급격한 상승을 예고할 만큼은 아니지만 지구온난화의 뚜렷한 증거라며학자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노르웨이 난센 환경.원격감시센터(Nansen Environmental & Remote Sensing Center)의 올라요한슨(Ola Johannessen)박사팀은 최근 인공위성 자료분석을 통해 남극의 얼음이 그 어느때보다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뉴사이언티스트誌 최근호는 요한슨박사의 이번 연구에서 남극 얼음의 해빙이 지구온난화를 명백히 보여주는 최초의 증거라고 소개했다.
요한슨박사팀은 「님버스 7호」 위성과 美국방부의 기상위성에서수신한 마이크로파 자료를 대조분석한 결과 남극의 해빙속도는 10년기준 1.4%씩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결과를 얻었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는 남극 인근 해류의 방향이 다른 곳에서도똑같이 얼음이 녹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과거 바닷물의 영향이나 계절변화 등으로 생겼던 해빙과는 다른 원인,즉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빙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추정을 가 능케 하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또 지난 50년동안 남극지역의 온도가 무려2.5도 가량 상승했다는 추산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남극 대륙 주변부중 가장 급속히 얼음이 녹고 있는 해역은 태평양쪽의 워디아이스괴(塊)와 대서양쪽의 제임스로스 섬 주변인 것으로 밝혀졌다.
요한슨박사팀은 이와함께 북극의 경우도 해빙속도가 최근 10년새 4.5%가량 증가해 이전 10년간 평균 2.5%씩 해빙속도가 늘어난데 비해 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물론 해빙속도가 빨라진다 해도 결빙속도가 그만큼 빨라지면 얼음의 총량에는 변화가 없지만 아직 북극의 얼음 총량변화에 대한 정확한 연구결과가 없는 실정이어서 해수면 상승 등을 섣불리 예측할 수없는 상태다.
특히 북극의 경우 대륙이 대부분인 남극과 달리 거의 전체가 얼음덩어리여서 조금씩만 녹는 속도가 빨라질 경우에도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육지면적의 감소와 해수 온도변화에 따른 엄청난 기상재해 등이 우려되고 있다.
한편 요한슨박사는 『남극의 얼음을 대상으로 이번에 분석한 인공위성자료가 78~87년의 10년분으로 지구온난화를 확정적으로진단하기에는 다소 미흡한 감이 있다』며 『툰드라와 북위 50도이상 지역에 대한 해빙.결빙 패턴 등을 추후 조사해 지구온난화경향을 밝혀볼 셈』이라고 말했다.
[매사추세츠(美)=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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