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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고민] "우리가 잘해 오른게 아니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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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앞으로 우리당 어떻게 해야 되는 거요.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란 말야…."

탄핵 정국 이후 당 지지도가 50%에 육박하는 열린우리당의 한 현역의원은 19일 기자에게 이렇게 물어왔다. 엄살이라고 보기에는 강도높은 불안감이 깔렸다. 지금의 지지도가 언제 정점을 찍고 내려가기 시작할지 모르고, 만약 그런 움직임이 시작된다면 그 속도도 올라온 만큼이나 가파를 것이란 걱정이다.

이런 불안감은 지금의 높은 지지도가 열린우리당이 자기 힘으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거저 먹은 것이라는 데 있다. 게다가 당 지도부가 선거의 이슈를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도 고민이다. 공천 잡음이 지속되면서 "지도부가 당을 장악하지 못하고 우와좌왕하다가는 개혁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영길 의원은 "지지도가 높다고 부자 몸조심하듯 해선 안된다"며 "우리의 분노로 야당을 규탄하고 민주당이 어떻게 쿠데타 세력과 결합해 광주를 배신했는지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부겸 의원도 "더 이상 몸조심하는 전략으로 나가면 안된다"고 동의했다.

여기에 총선까지 남은 두가지 변수도 만만찮다.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가져올 효과와 얼마 남지 않은 특검 결과다. 당 핵심 인사는 "만약 한나라당이 전당대회를 통해 전통적 보수세력을 결집하고 쇄신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다면 총선까지 남은 20여일은 너무도 긴 시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경선을 통해 후보로 확정된 상황이어서 특검 결과 뭐라도 터져나오면 일파만파 커질 가능성도 상정해 놓고 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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